코로나19 장기화, 전공의 수련 차질 등 '여파'
환자 수 충족·학회 참여 등 수련교과과정 '미흡 위기' 현실화
2020.07.02 15: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공의 수련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데 대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턴과 레지던트는 보건복지부 고시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에 따라 달성해야 하는 교육 목표가 있다. 논문 제출이나 타과 파견 등을 제외하고도 전공의가 봐야 하는 환자 수와 참석해야 하는 학회 수가 정해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6개월 넘게 전문과목학회의 학술대회가 개최되지 못하고 있어 전공의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 대전협의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수련병원의 경우, 일반 병동을 폐쇄하고 신규 입원과 일부 외래 진료를 축소 운영하면서 전공의가 충족해야 할 수술 건수와 입원, 외래환자 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그 피해가 큰 실정이다.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수련 중인 A 전공의는 “입원 가능한 일반 환자 수가 평소의 10% 수준으로 사실상 수련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외부 파견을 시행하고는 있으나, 파견 신청이 반려되는 경우도 많아 원내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전공의도 많다. 앞서 파견 다녀온 전공의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파견 전공의 자격으로는 뒤에서 구경만 하다 오기 일쑤이며, 내실 있는 수련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수련 대체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일부 병동을 정리해 일반 환자를 수용하는 부분 정상화 방안이 추진되어 여력이 보이기는 하지만 가동 병상 수가 평소의 25% 수준으로 수련에 충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그마저도 코로나 환자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해지면 언제든 다시 코로나 격리 병동으로의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으니 전공의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B 전공의는 “사상 초유의 사태라면서 어떠한 답도 주지 않고 있어서 전공의로서는 답답하다. 벌써 하반기인데 이동 수련 사유가 되는지, 전문의시험은 칠 수 있는지, 사직서를 내고 내년에 다른 곳에서 수련을 시작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학회에서는 논의 중이라고 답하기만 하고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환자가 없어서 환자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C 전공의는 “타 병원에 파견 수련 형태로 갔던 것도 임시방편이었다. 환자 처방도 내지 못하고, 직접 진찰도 하지 못하고 관찰만 하는데 그건 제대로 된 수련이 아닌 것 같다”면서 “공식적인 위탁 수련도 아니고, 모자협약을 맺더라도 최대 4개월까지만 가능한데 지금 상황에서는 앞으로 가면 부실수련이고, 뒤로 가면 전문의시험 응시 자격 미달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전협은 보건당국이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대전협은 "지방정부의 해당 병원 운영 담당자는 수련은 담당이 아니라며 문제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관계부처와의 협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최근 인턴 필수과목 미이수로 인해 애꿎은 전공의가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등 잡음이 많은 와중에 전공의 과정 미수료 사태로까지 번지게 하려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전협은 지난달 18일 26개 전문과목학회에 전공의 수첩의 필수 환자 수 및 증례에 대한 기준 검토 및 대체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일부 학회는 온라인 참석도 인정한다는 대안을 내놓은 반면, 또 다른 학회들은 대한의학회와 보건복지부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 대전협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담병원으로 전환된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몇 개월 동안 코로나 환자 진료에서도 배제되고 일반 환자까지도 만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며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로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질적인 수련의 취지를 생각해 이 상황에서 대한의학회가 전공의들을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고민해줬으면 한다”며 “대전협은 의학회 및 각 전문과목학회의 현명한 조치를 기다리면서 전공의들이 전문의시험 응시자격을 갖추고 제대로 수련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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