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대비 의료진 감염 등 철저 준비 필요'
2020.07.19 20:1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수첩] 장장 6개월을 신종 감염병과 싸우는 동안 방역현장에서 감염된 국내 의료진은 총 133명에 이른다.
 

의사 10명과 간호사 77명, 간호조무사 33명, 약사·방사선사 등 10명으로 코로나19 방역업무 중 환자와 직접적인 노출이 많은 간호사 군에서 감염자가 특히 많았다.

의료진 감염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역시 심각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6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중 최소 291명은 목숨을 잃었다.
 

확진자가 하루 2000명 이상씩 발생하고 있는 이란 또한 의료진 감염이 심각하다. 이란 보건당국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 중 약 1만 명이 감염되고 6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료진 감염 뒤에는 감염병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한 개인보호장비 부족과 감염병 대응에 관한 의료진 교육체계 미비, 장기간 지속되는 감염병으로 인한 체력 고갈과 집중력 하락 등이 있다.
 

개인보호장비 부족은 코로나19 유행 초창기인 3~4월에 심각했다. 갑작스런 전염병 확산으로 마스크 등 보호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마스크 대란’까지 일어나며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마스크 공급난을 호소했다.
 

당장 마스크와 레벨D 방호복 등 기본적인 보호장비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감염병동의 많은 의료진은 일회용 마스크에 이름을 쓰고 재활용하는 등 기본적인 보호구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환자와 접촉해 진료해야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환자 급증에 따라 의료진이 부족해지자 일반병동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등이 급히 파견됐는데 이들 대부분이 행동지침이나 관련 장비, 물품 사용 등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대구의 한 코로나19 격리병동에서 확진자를 돌본 간호사는 “따로 교육시간 등이 마련되지 않았고 현장은 워낙 바쁜 전시상황이었기 때문에 유튜브 영상을 돌려보며 레벨D 방호복 착용방법을 익혔다”고 말했다.
 

방호복은 착‧탈의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있어 정해진 순서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데 방호복을 접해본 적이 없는 일반병동 간호사를 무작정 투입해 의료진 감염 위험이 더욱 높아졌다.
 

실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던 경기도 한 병원에서 간호사 2명이 확진됐는데 방역당국은 방호복을 벗을 때 오염된 부분에 노출돼 감염됐을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진의 체력 고갈과 집중력 저하 또한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실제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고된 노동 강도에 집중력이 떨어져 보호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병동에 들어가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간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느낀 문제점인 감염병 세부지침과 교육 매뉴얼 마련, 충분한 인력 보장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인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 가을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올 것을 예고하며 지금 대응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는 코로나19라는 강력한 신종 감염병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방역물품 대란과 의료인력 부족을 예측하지 못했고 이는 국민들의 건강 안위 문제뿐만 아니라 의료진 감염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다가올 2차 대유행에서 똑같은 실수를 답습할 수는 없다. 2차 대유행이 온다면 의료진 수요가 급증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다가올 2차 대유행 때 의료진의 번아웃(Burn-out)을 막고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이 충분한 의료인력을 보장해 의료진 배치기준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감염 예방 교육 시스템과 장비 등을 마련해야 할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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