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위험 높은 응급실, '보호장구 착용' 시대 도래
경북대병원 의료진 5명 SFTS 감염···“CPR때 상시 착용 필요성 높아져”
2020.08.20 05:5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최근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환자 치료 중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 시행시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경북대병원 소속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5명이 SFTS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달 말 응급실로 실려 온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던 중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행히 의료진들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늘상 이러한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의 일선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실제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의 경우 결핵 등의 감염병에 걸리는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김현지 교수는 “응급실의 특성상 환자가 의식이 없고 보호자도 경황이 없다보니 환자의 병력에 대해 자세히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한시가 시급한 상황이다 보니 의료진들도 보호장구를 챙길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감염병 팬데믹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최소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의료진들이라도 개인보호장구를 상시 착용토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폐소생술 시행시에 감염 위험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대한응급의학회 허탁 이사장은 “심폐소생술의 경우 의료진이 환자와 밀접접촉을 하게 된다”며 “인공호흡, 심장마사지 등을 하는 과정에서 분비물이 많이 튀고 에어로졸 발생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는 심폐소생술 시행시 개인보호장구 착용은 권고 수준에 그친다. 장구 착용시 불편함 때문에 의료진들이 착용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
 
허 이사장은 “평상시에 하지 않던 보호장구를 착용하게 되면 수행률이 떨어지는 등 의료진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감염 환자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심폐소생술시 보호장구를 착용토록 해야하는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지 교수 역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찾아오는 주기가 더욱 짧아질 것이고, 그 때마다 관련 규제를 임시로 만들었다 풀었다 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라며 “최소한 심폐소생술에 투입되는 의료진들만이라도 보호장구를 상시착용토록 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의료진의 보호장구 착용을 위해서는 보호장구 구입, 별도 휴식 및 탈의 공간 마련 등 재정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현재는 응급실이 대부분 12시간 교대 또는 24시간 교대 체계인데, 보호장구를 그렇게 장시간 입고 있는 것은 어렵다”며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과 함께 보호장구를 벗고 잠시 쉬거나 갈아입을 수 있는 별도의 공간도 마련해야 할 것이고 보호장구도 구매해야 하는데 결국 재정적 지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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