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새로운 헌혈문화 조성 기여”
중앙대병원 차영주 교수
2016.11.10 11:49 댓글쓰기

저출산으로 10대·20대 헌혈 인구가 줄어들면서 혈액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194만5천436건의 헌혈이 있었는데 전년 동 기간 대비 대략 10% 줄어들었다.
 

2015년을 기점으로 혈액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근본적 변화가 없다면 혈액 부족 현상은 지속적으로 악화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새로운 헌혈 문화를 교육하는 등 새로운 헌혈 문화를 만들고 있는 중앙대병원 헌혈센터 차영주 교수[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디든지 ‘찾아가는 헌혈센터’ 운영"

중앙대병원 헌혈센터는 지난 2012년 10월31일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보건복지부 지정을 받아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다.

오픈 첫 해 3900명의 현헐자를 시작으로 2015년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1만7000여명이 중앙대 헌혈센터를 이용했다.
 

병원 헌혈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는 적십자사가 운영하는 특수 개조 ‘헌혈 버스’와는 다르게 지정된 장소에 헌혈센터를 통째로 옮기는 방식이다.
 

차영주 교수는 “복지부가 헌혈센터 인가를 내줄 때 헌혈 버스를 구매하는 부분은 지원이 되지 않아 살 수 없었는데 그 대안으로 장소를 제공해 주면 장비를 가져가 작은 헌혈센터를 만들게 됐다”며 ‘찾아가는 헌혈센터’가 시작된 이유를 전했다.
 

헌혈센터를 개소하긴 했지만 알릴 수가 없어 고민에 빠졌었는데 센터를 찾아올 시간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헌혈센터를 운영하면 어떨까 하고 고안해 본 것이 ‘찾아가는 헌혈센터’였다는 것이다.
 

이어 차 교수는 "이스라엘 등 외국의 경우는 이미 시행 중인 방법이었으며 ‘모바일 시스템’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영주 교수는 “헌혈 차량 옆에 줄 서 있는 모습을 많이 봤을 텐데 찾아가는 헌혈센터는 헌혈하실 분들이 시간별로 예약을 하면 기다리는 수고를 덜 수 있다”며 장점을 강조했다.


기다릴 필요가 없으니 시간이 부족해 헌혈을 하고 싶어도 참여하지 못했던 직장인들도 동참하는 등 효과가 매우 좋았다는 것이다.


"헌혈하면 영화티켓? 무조건 보상은 안전성 위험"


서울역, 광화문 등을 지나다 보면 조끼를 입은 헌혈센터 관계자가 ‘헌혈하면 영화티켓 증정’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주 타깃은 영화티켓 한 장이 아쉬운 학생들인데 그것을 받기 위해 사전 문진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등 안전성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차 교수는 “공짜로 영화 티켓을 주는데 며칠 전에 해외에 나갔다 왔다고 솔직하게 말할 학생이 얼마나 되겠냐”며 “그래서 제가 대학생 및 고등학생 중심으로 헌혈에 대한 가치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조건적인 보상을 주기보다 헌혈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해 올바르고 안전한 헌혈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앙대병원 헌혈센터는 20개 대학과 연계해 무상헌혈에 대한 가치 등을 강의하고 실제로 하고 싶은 사람은 헌혈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헌혈한 혈액이 어떻게 분리돼 사용되는지도 견학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무상헌혈 선서를 하게 되고 수료증을 받게 되는데 10월 기준 535명이 수료했다.


교육에서는 마약, 흡연, 비만, 알코올 등 고(高)위험 행위를 하지말자는 내용과 헌혈을 통해 건강한 ‘헬스라이프스타일’로 이끌어 전반적인 청년들의 공중보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차영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헌혈자에 대한 배려와 대접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 생각에 적십자에서 헌혈자가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건강 때문에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헌혈을 해주는 사람들을 대접 해주는게 당연한게 아니냐”며 반문했다.


차 교수는 “헌혈 버스는 차량 내부가 좁고 쾌적하지 않아 헌혈 버스에 나가는 간호사는 대부분 가장 말단 직원이 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의사가 반드시 동행해 간단한 건강 상담과 조언해 드리는 등 작게나마 헌혈자들에게 대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호사도 물론 잘 하지만 조금 더 전문적인 상담으로 격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헌혈을 하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익’보다는 ‘헌혈 문화' 선진화되는데 중점"


차 교수는 때때로 직원들이 ‘교육은 우리가 다 시켜놨는데 다른 곳에서 헌혈하면 우리가 손해 아니냐?’고 묻는다며 수익성 부분에 대해서 언급했다.


차영주 교수는 “국가 전체를 위해 하는 일이니까 어디서 헌혈하는지는 문제가 될 것 아니며 전혀 상관 없다고 답한다”고 전했다.


그는 “주로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각각 46%, 37%를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18% 사용하고 있는데 작은 병원에서도 혈액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 협약과 상관없이 모두 공급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량의 혈액을 다양한 병원으로 공급하면 행정적 비용이 많이 들지만 혈액사업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을 위한 것이라는 그의 생각을 잘 대변한다.


끝으로 차 교수는 “혈액센터에서 공급하는 양을 엄청나게 늘려 수익을 낼 생각은 아니다. 헌혈 문화를 바꾸고 선진화 하는 것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목표를 피력했다.


이익을 취하려고 헌혈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며 좋은 문화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하는 차 교수의 목소리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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