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이 지난 12월 9일 마감된 후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 즉각 모집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의정 갈등 장기화 및 대통령 탄핵 정국 등에 따른 턱없이 저조한 지원율을 고려할 때 전공의들이 돌아올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으며,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전공의 모집은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지난 13일 성명문을 내고 "사직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을 때까지 전공의 모집을 일단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전공의 모집은 의료계 파괴를 지속시킬 뿐"이라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일 마감한 2025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 지원자는 총 314명에 그쳤다. 전체 모집인원이 3594명임을 고려할 때 지원율은 8.7%에 불과하다.
빅5 병원 역시 지원자가 총 68명을 기록하며 저조한 지원율(8.7%)을 피하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수련병원 지원자가 193명, 비수도권이 121명으로 집계됐다.
저조한 지원율 속에서도 인기과 쏠림 현상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정부의 의료개혁 취지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는 152명 모집에 42명이 지원하면서 지원율이 27.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두 번째로 성형외과가 73명 모집에 18명 지원해 지원율이 24.7%를 기록했으며, 그다음 재활의학과 21.9%, 정형외과 19.4%, 진단검사의학과 17.1% 등 소위 인기과들이 상단을 차지했다.
반면 산부인과는 188명 모집에 단 1명만 지원해 지원율일 0.5%에 불과했다. 소아청소년과 2.4%, 심장혈관흉부외과 3.1%, 응급의학과 3.1%, 내과 3.9% 등 기피과들은 여전히 기피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전의비)는 "윤석열이 던져 놓은 폭탄들로 인해 의대와 수련병원이 초토화될 지경"이라며 "멈출 것은 멈추고 되돌려야 할 것은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가오는 15일 전공의 필기시험과 이후의 면접 등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또 하나의 내란수괴 발(發) 의료계 폭탄이 수련병원에서 터지게 되는 셈"이라며 "전공의 모집 절차를 중지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제대로 수련받을 수 있을 때 모집해야 한다. 그동안 윤석열이 의료개혁을 빙자해 벌여 놓은 의대 증원과 의료개악을 바로잡고 합리적인 수습책을 찾기 위해서 전공의 모집 절차를 일시 정지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만 한국 의료의 위기를 수습할 수 있다"면서 "전공의에게 돌아오라고 호소하거나 강압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돌아올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