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진료현장 강제수사 최소화” 촉구
교수協, 경찰청·대검찰청·보건복지부에 ‘수사 지침’ 마련 요구
2026.10.06 10:26 댓글쓰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둘러싼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이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생명과 직결된 진료공간에 대한 직접 강제수사를 최후 수단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6일 성명을 내고 “한 아이 죽음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다른 아이 진료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두 달 전(前) 발생한 환아 사망사건과 관련해 지난 9월 30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경찰 진입과 진료용 컴퓨터 확인 등으로 진료에 차질이 있었다고 주장한 반면 경찰은 진료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의대교수협은 “사실 관계에 대한 양측 설명이 다르더라도 응급진료가 진행 중인 공간에서의 강제수사가 의료진 집중과 진료 연속성을 훼손하고 현재 치료받는 환자 안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엄중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과 같이 생명과 직결된 진료가 이뤄지는 공간에 대한 직접적인 강제수사는 사건 발생 시점과 관계없이 다른 방법으로는 수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최후 수단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무기록, 처방, 검사결과, CCTV, 근무기록 등 진료공간 밖에서도 확보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우선 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이 설명해야 할 것은 영장이 있었는가 만이 아니라 왜 하필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그 공간에 직접 들어가야 했는가”라고 지적했다.


의대교수협은 지난 2017년 신생아 사망사건도 사례로 들었다. 당시 의료진 7명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과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무죄가 확정됐다.


의대교수협은 “환자가 사망했다는 결과만으로 의료인 과실이나 형사책임을 미리 전제해서는 안 된다”며 “먼저 의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무엇이 일어났고 왜 그런 결과가 발생했는지를 규명하고, 질병 자연 경과와 불가피한 합병증, 의료시스템 구조적 요인, 실제 의료과실을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자 사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명백한 과실이나 위법행위가 확인된 경우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며 “동시에 사건 원인과 기여요인을 의학적 및 시스템적으로 분석해 같은 위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대교수협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직접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최후수단으로 운용하고, 의무기록·CCTV·전산자료 등은 진료공간 밖에서 대상과 범위를 특정해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경찰청·대검찰청·보건복지부에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을 포함한 기존 의료사고 형사수사 경험을 재검토하고 환자안전·의학적 전문성·진료 연속성·최소침해 원칙을 반영한 의료사건 수사 및 강제수사 지침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의대교수협은 “의료기관은 수사 성역이 아니다. 그러나 환자 죽음 역시 곧바로 범죄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환자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과정은 의학적 사실과 과학적 인과관계에서 출발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지금 당장 우리가 살릴 수 있는 다른 환자 생명을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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