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3D프린팅 '진료·연구·교육' 新패러다임
기술 도입 10년···수술 시뮬레이터·치료재료 포함 맞춤형 의료기기 개발 등 혁신 선도
2024.07.16 05:16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이 3D 프린팅 기술 도입 10주년을 맞아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기술 활용 방안을 전망했다.


3D프린터 출력물로 수술 전(前) 시뮬레이션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의료영상지능실현 연구실은 지난 2014년 연구 목적의 3D프린터 도입 후 다수 진료과와 협업하며 환자 맞춤형 시뮬레이터 제작 및 수술가이드, 결손환자 재건을 위한 보형물 등을 공동 연구했다.


3D프린팅 출력물은 의료진 수술 전(前) 시뮬레이션 및 수술 가이드, 삽입형 보형물 등으로 활용되며 그 효과와 유용성이 여러 논문으로 입증됐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신의료기술 및 혁신의료기술로 지정, 의료진 교육 활용 등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예로 3D프린팅은 환자 맞춤형 시뮬레이터를 제작할 수 있게 해 의료진이 술기를 익히기 어려운 시술이나 처음 하는 수술의 시행착오를 줄여줬다. 


도입 초기 3D프린팅은 CT, MRI 등의 영상자료를 활용해 실제와 크기가 같고 경도가 비슷한 재질의 3D프린팅을 출력, 환자 수술 전(前) 시뮬레이션 용도로 활용됐다.


이를 통해 2017년도 국내 첫 생체폐이식(심장혈관흉부외과 박승일 교수팀), 소아 복합기형 심장 수술(소아심장외과 윤태진 교수팀) 등 고난도 수술에서 의료진 숙련도를 높이고 수술시간을 단축토록 도와주는 시뮬레이터 역할을 했다.


3D프린팅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4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연구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건강의학과 경윤수 교수팀은 기존 신장암 수술 가이드 3D프린팅 출력물에 '시간'이라는 새로운 차원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제작한 출력물은 지름 1cm인 복강경 포트를 지나 몸속으로 들어가면 원래 모양이 원상복구되며, 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작아진다. 연구팀은 이 같은 성질을 이용해 혁신적인 신장암 맞춤형 4D프린팅 수술 가이드를 제작했다.


이는 로봇수술 시에도 병변만 정확히 제거할 수 있게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되며 사용이 끝나면 분해, 다시 복강경 포트를 통해 제거하면 된다.


신물질‧신기술 복합한 3D 프린팅 기술 각광


소재 발전과 의술 개발에 따라 의학교육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인체에 삽입해도 거부반응이 없는 프린팅 소재가 개발돼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또한 미국 FDA에서 승인된 3D프린팅 재료를 이용한 장치 출력이 가능해져 여러 실험과 중증환자 치료에 활용 중이다.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팀은 안면재건 수술에서 3D프린팅을 활용한다. 암이나 외상으로 결손된 부위를 보완할 인공 뼈를 출력해 환자에게 바로 식립할 수 있다.


최종우 교수팀은 안전이 검증된 생적합 티타늄을 이용, 환자에게 적용했으며, 귀나 코 등의 결손부위가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피부 질감과 색상 등을 고려한 얼굴 보형물 연구도 진행했다.


3D프린팅을이용한 귀, 코, 눈, 두개골 재건 보형물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용희·윤재광 교수팀은 폐(肺) 절제 후 빈 공간이 생겨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폐 보형물 임플란트를 연구 중이다. 


신체 내 빈 공간에 호흡에 방해가 되지 않은 성질을 가지는 생적합 실리콘을 3D프린팅으로 출력해서 장기 쏠림을 예방하게 된다. 이 기술은 현재 동물실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비인후과의 해부학적 구조를 출력해 의료진 드릴링 실습을 가능하게 만든 측두골 유양돌기 절제술 시뮬레이터(이비인후과 정종우 교수팀)는 동물실험이나 카데바 대신 교육용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유용성 평가를 수행한 논문이 출간됐다.


증강현실(AR)과 같은 첨단 기술과 연계해 활용하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유방외과 고범석 교수팀이 2021년 개발한 유방암 환자 수술 가이드는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돼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추가적인 생산시간과 비용 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3D모델링과 증강현실을 결합한 가상의 가이드를 만들어 수술 정확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의료기술 지정‧논문 발표 등으로 국제적 인정


이 같은 기술적 진보와 연구 성과는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신의료기술 또는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돼 의료연구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으며, 논문 게재나 학회 수상 등으로 국내외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인공 어깨관절 치환술 의료용 가이드(정형외과 고경환 교수팀), 안와골절 임플란트 제작 가이드(안과 사호석 교수팀) 등 4건은 신의료기술 혹은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됐고, 2024년에 열린 북미방사선학회(RSNA) 내 3D프린팅 분과학회(3DP SIG)에서 4D신장암 가이드 및 폐 보형물 임플란트 제작 아이디어가 수상하기도 했다.


소아심장 수술 가이드(소아심장외과 윤태진 교수팀)는 선천성 심장기형 환자들 치료 과정에 도입돼 14명 중 5명의 치료법을 바꾸기도 했다는 연구가 미국심장학회 저널 'JACC: Cardiovascular Imaging'에 게재됐다.


또한 대동맥 인공혈관 치환술 수술 가이드(심장혈관흉부외과 김준범 교수팀) 연구는 미국 흉부외과학회 학술지에 두 차례 게재된 후 해외 유명 흉부외과 의사들이 이례적으로 논평을 2개나 게재, 학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지난 10년의 3D프린팅 연구와 기술 개발은 서울아산병원의 세계적인 의료수준에 걸맞는 새로운 치료기술을 개발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진 아이디어에 기반한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로 의료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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