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 확대에 불안한 소청과 의사들
의사회 '정부 선심성 정책에 흔들리지 말자' 당부…'동료 의사 간 갈등 우려'
2015.02.09 12:08 댓글쓰기

정부가 '달빛어린이병원 확대' 방침을 밝힌 후 소아청소년과 의사들 사이에서 내홍이 번지고 있다.

 

소청과 동료 의사들이지만 이번 정책을 둘러싸고 다른 시각과 행보로 의견이 엇갈리면서 불편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모양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9일 대회원 호소문을 통해 "이번 정부 방침에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면서도 서로를 비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맞닥뜨렸다"고 운을 뗐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국 9곳에서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을 올해 20곳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이달 23일까지 참여 의료기관을 공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에는 밤 11~12시, 휴일에는 최소 오후 6시까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병원이다.

 

소청과의사회는 "비정상적인 시간에 진료를 보고, 제대로 된 휴식도 가지지 못한 채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하는 원장, 혹은 그 곳에서 근무하는 소청과 전문의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다만, 의사회는 "정부 기관에 대항하고 당당히 의견을 세움으로써 잘못된 길을 가려는 선배, 후배, 동료를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의사회는 "더욱 분명한 것은 야간 응급의료체계가 없는 지역의 달빛어린이병원 이라면 정부의 선심 행정에 유혹돼선 안 된다는 점"이라며 "반드시 야간 응급수가를 정당하게 촉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주변 관공서에서 새롭게 달빛어린이병원 요청이 들어왔다면 다시 한 번 같이 살아가야하는 선배, 동료, 후배를 생각하고 본인의 건강, 가족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회는 "회원들을 '단죄'하기 위해 존재하는 단체가 아니다"고 거듭 강변했다.

 

의사회는 "예방접종 덤핑 등 주변에 피해를 주며 혼자만 살아가려 애쓰는 동료를 왕따시키고 고립시키는 단체가 아니다"며 "열악한 상황을 이용해 '소청과끼리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불안감을 교묘히 이용한 정책에 당당히 맞서 의견을 내세우고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율 경쟁 속에서도 이미 소청과는 연합의원, 365병원, 아동병원, 야간 휴일진료 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의사회는 "정부는 민간의료를 이간질 시킬 것이 아니라 야간 응급체계가 필요하다면 정당한 수가를 보장하고 공공의료기관을 이용해 체계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의사회는 "소아 가산을 높여 질 높은 소아진료의 정당한 보상를 받아야 한다"며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를 조절하여 과도한 전문의 배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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