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사 여러분들 미래 달려 있다' 호소
노환규 의협회장, 전공의 서신 발송…'대정부 투쟁 준비 등 적극 동참' 당부
2013.11.08 20:00 댓글쓰기

"대한의사협회는 원격의료 저지를 시작으로 잘못된 의료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키는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분의 미래가 달린 일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달라."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 허용을 막기 위해 대회원 설문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노환규 회장이 직접 젊은 의사들에게 서신을 보내 원격의료 저지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 10월 29일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통해 환자-의사간 원격진료를 하고 전자처방전 발행을 허용하는 내용의 원격의료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노 회장은 8일 "원격의료가 필요한 국가들도 있지만 우리나라 의사밀도(면적당 의사수)는 원격진료가 필요한 나라들의 약 100배에 이르고 있어 원격의료가 불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원격의료가 허용된다면 오진 책임은 전적으로 의료진에게 주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정부 투쟁을 예고한 의협은 최근 동영상 제작을 비롯해 대대적인 여론 수렴에 들어가는 등 잰걸음을 걷고 있다.

 

의협은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잘못된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2013 의사 대투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중이다.


그 가운데 노 회장은 전공의들에게 보낸 회신을 통해 "안타깝게도 의사들이 의료제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환자 진료에 매진하는 동안 제도가 조금씩 나빠져 이제 중태 상황에 다다랐다"며 "오랫동안 의료제도가 비전문가들 손에 맡겨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일부에서는 대학병원도 경영 압박으로 수련이 집중돼야 할 전공의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제공하기보다 값싼 의사 노동자의 역할을 주문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 회장은 "잘못된 의료제도를 살려내는 것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의사들의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명이다. 전공의들도 모두 함께 참여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원격의료를 필두로 영리법인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이라며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의협은 원격의료법에 더해 최근 기획재정부가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있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는 법안도 입법예고를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노환규 회장은 "의료업에 투자할 권리를 의료인에게만 제한하는 독점권 보장 진입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내정됐다"면서 "잘못된 의료제도를 개선하는데 앞장서야 할 정부와 일부 대형병원들이 엉뚱하게 원격의료와 영리법인화를 서두르고 있는 지금은 대한민국 의료계의 가장 큰 위기"라고 역설했다.

 

이어 "또 다른 잘못된 의료제도가 만들어진다면 전공의들이 수련받는 과정이나 수련을 마친 직후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며 "잘못된 의료제도의 책임을 남에게 미루고 이를 방치하는 비겁한 일을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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