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10년만에 신축·은평성모 완공 임박
첨단 미래형 ‘환자 맞춤치료·안전’ 중점···마곡 이대서울·광명 중대병원 속도
2018.10.14 19:35 댓글쓰기

1990년대 초반 국내 의료계 역사에 빅뱅을 몰고 온 기업형 병원(서울아산, 삼성서울)의 탄생이 신호탄이었을까. 이후 병원들의 ‘초대형화’는 아직까지도 진행형인 뜨거운 키워드다. 특히 수도권에서 기존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 던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빅5 병원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우열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백중지세(伯仲之勢)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이화의료원과 중앙대의료원 등의 약진까지 엿보인다. 가장 최근에는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넘버 원 차원이 아닌 글로벌 1등을 꿈꾸는 프로그램을 마련, 병원계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됐다. 여기에 가톨릭의료원이 서울을 강남권과 강북권으로 양분하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는데 여기에 핵심인 은평성모병원 완공이 임박했다. 이대는 마곡 지구에 이대서울병원, 중대도 광명시에 새 병원을 신축하는 등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 구축을 통해 재도약을 꿈꾸는 대형병원들의 필살기 현장을 살펴봤다.[편집자주]

아산, 미래의료 꿈 ‘심·뇌혈관병동·감염관리병동’ 신축

바야흐로 무한 경쟁시대다. 환자가 무조건 대형병원을 신뢰하는 건 아니지만 환자들이 규모가 큰 병원을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고 신뢰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더욱이 앞으로 의료기관 대형화와 센터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서울아산병원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최근 몇 년 사이 대형병원의 몸집 불리기는 확연해졌다. 덩치를 키우지 않는 병원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정도였다. 대표적인 의료기관이 바로 서울아산병원(원장 이상도). 그런 가운데 2018년, 이 병원이 10년 만에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2008년 신관 오픈 이후 10년 동안 내부 검토를 진행해온 끝에 ‘심·뇌혈관병동’, 그리고 독립된 ‘감염관리병동’ 신축을 위해 본격적으로 페달을 밟기로 한 것이다. 미래지향적이고 환자안전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목표를 기조로 건립에 들어간다.

10년 前 당시 연면적 8만9535㎡(2만7132평)에 772병상 규모의 신관까지 오픈, 총 2708병상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이목이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또 다시 기대감이 모아질 전망이다.

병원에 따르면 최근 감염관리병동 신축을 위한 첫걸음으로 공사 설계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으며 심뇌혈관병동의 경우, ‘(가칭)D동건립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심·뇌혈관병동의 전문성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3년 완공이 목표다.

감염관리병동은 서관 응급실 옆에 건립되며 이르면 2021년 상반기 준공될 예정이다.

기업형 병원으로 삼성서울병원이 등장하기 전인 지난 1989년, 서울아산병원은 서관을 시작으로 1994년 동관, 그리고 지난 2008년 신관을 오픈했다. 이 세 곳에서 모든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 글로벌 메디컬 컴플렉스로 진료나 임상, 연구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실 공격적으로 외연을 확장해 온 타 병원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다.

국내 최대, 최다, 최고라는 수식어와 함께 압축 성장을 이뤄낸 만큼 중증질환 강화와 함께 환자안전에 대한 화두를 실현시켜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왔지만 녹록치 않았다.

이번 병원 신축과 관련, 병원 관계자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병상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감염관리병동은 환자 안전을 위한 중차대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감염관리병동이 ‘독립된’ 건물로 선보여진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관계자는 “수 년 전 메르스 사태가 결코 재현돼선 안 된다”며 “응급실과 가까우면서도 철저히 분리된 건물로 감염관리병동이 지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및 고령시대를 대비해 과연 어떤 준비를 해야할지를 고민해 왔다”며 “3차를 넘어 국내 최고 4차 의료기관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서북부 의료문화 채인저 모색 ‘은평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소위 빅5 병원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대의 9번째 부속병원이 될 은평성모병원이 수도권 서북부에서 ‘등장’을 준비 중이다. 환자 중심 최상의 진료 제공을 기치로 새로운 의료문화 창출과 함께 남북교류 확대에 따른 통일 의료도 모색할 방침이다. 

현재 공정률 90%에 근접한 은평성모병원은 2014년 12월 기공식 이후 토목공사 및 설계를 거쳐 금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병원은 최신 설비를 갖춘 지하 7층, 지상 17층 등 총 808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내년 4월 진료 시작 후 5월 정식 개원을 위해 성바오로병원을 비롯, 가톨릭 산하 병원 의료진과 행정직원들이 만반의 시뮬레이션 등을 토대로 분주하다. 6000억원이 넘는 엄청난 자금이 투입된 만큼 가톨릭의료원 차원에서 은평성모병원 개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성모병원 BMT센터와 안센터 등 국내외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센터를 은평성모 병원에도 선보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고의 심장전문의로 꼽히는 승기배 前 서울성모병원장이 책임자가 될 심장병원과 김동욱 교수가 수장인 혈액병원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

또한 급성기 치료를 담당하는 대형병원이 부족한 지역사회 특징을 고려해 심뇌혈관센터를 설치하고 암센터, 척추통증, 당뇨 갑상선, 소화기, 폐, 뇌신경, 여성 등 14개 센터를 오픈한다.

최신 친환경 설비와 강화된 감염 관리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내 최초로 응급의료센터에 이중 전실을 설치하고, 감염내과 외래구역 전체에 음압 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모든 병동에 스크린 도어를 설치해 원 내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특히 병원 인근 부지에 치유의 숲을 조성함으로써 환자 뿐 아니라 내원객들이 북한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느끼며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게끔 도울 예정이다.

여기에 4인실 이상 다인실 비율을 90%정도로 높이고, 간병 부담을 덜어 주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40병상 규모로 마련하는 등 병동 설계와 운영 시스템 전반에 걸쳐 환자를 최우선으로 배려했다.

‘맥박’이 될 의료진 선임을 위한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앞서 국내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인 8개 산하 병원에서 선발된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 포진될 전망이다.

실제 최근 은평성모병원에서 근무할 교원들에 대한 인사발령이 완료됐으며 ‘개원준비위원단’을 중심으로 각 임상과별 그룹핑을 거쳐 정식 발표를 위한 막바지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각 전문센터를 진두지휘할 센터장 및 전문병원장 인사는 후속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가톨릭학원 관계자는 “가톨릭의료원의 80년 의료기술과 최신 건축 기술이 집약될 병원이 될 것”이라며 “양질의 의료서비스, 설계부터 안전한 시스템, 친환경 치유 환경, 가톨릭 영성으로 지역과 상생하는 병원을 목표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이화 브랜드 새로 쓸 이대서울병원 오픈

이대서울병원이화의료원은 2019년 2월 개원을 목표로 서울 마곡지구에 ‘이대서울병원’을 건립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90%를 넘어섰다.

1014병상 규모인 이 병원은 설계 초기부터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기준 병실 3인실·중환자실 1인실을 선포했다.
병상당 면적도 의료법 기준(6.5㎡)보다 큰 10.29㎡다. 감염관리 강화 등을 위해 기준병실을 현행 6인실에서 4인실로 낮추는 정부 방침보다 앞선 결정이다.

병원 예약, 입·퇴원 등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스마트 병원으로 지을 계획이다.

5대 암·심뇌혈관질환·장기이식·척추질환 등 고난도 중증 질환을 특화 육성키로 하면서 우리나라 병원 진료시스템과 의료문화 자체를 바꾸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형 질환에 대한 산학연 공동연구 역량 강화, 첨단 국제 진료센터와 프리미엄 건강증진센터 운영을 통해 국제적 수준의 병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

문병인 이화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첨단 융·복합 의학 클러스트 조성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원장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술 작품을 좋아하는 환자는 그림이 있는 공간에서, 사색을 좋아하는 환자는 공원에서 대기토록 안내할 것”이라며 “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국제 의료 허브병원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했다.

용산병원 폐쇄로 침체됐던 중대의료원 새 활로 광명병원

중대광명병원2021년에는 중앙대의료원이 경기도 광명에 600병상, 지상 12층 규모의 새 병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지 1만413㎡ (약3150평)에 대규모 종합병원으로 세워진다.

지난 2011년 3월 1일 용산병원 폐쇄 이후 제2병원 건립에 갈증을 느껴왔던 만큼 내부적으로도 고무적인 분위기다.

사실 광명 의료복합클러스터 조성은 광명시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총사업비만 7500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KTX광명역세권지구 도시지원시설 1-2부지 2만1500㎡와 광명소하지구 1344번지 의료시설용지 1만9100㎡ 2필지를 합쳐 대학 종합병원 건립과 의료R&D센터, 의약품 및 의료용품 개발, 바이오(Bio), 의료분야 IT 개발, 의료 융합 첨단산업센터 등 지식산업센터를 복합 건립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안고 의료원은 최근 60여 명의 교수와 팀장급 직원들이 참여하는 특성화위원회, 외래위원회, 병동 위원회, 중환자실위원회, 수술실위원회, 응급의료위원회, 진료지원 위원회 등 7개 소위원회를 운영해 병원 운영 컨셉과 영역별 핵심 기능 등을 설계에 반영하는 등 건립 단계를 밟고 있다.

암센터, 심뇌혈관센터, 소화기센터, 호흡기센터, 척추관절센터 등의 전문클러스터센터 중심 진료 특성화를 통해 광명시민을 비롯한 수도권 서부권역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목표다.

설립 초기 단계부터 상급종합병원 도약을 염두에 두고 음압 격리병실, 중환자실 등 지정 기준에 부합하는 하드웨어를 갖출 뿐 아니라 병실 출입제한 시스템과 전면적인 ‘간호간병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과 24시간 급성기 질환 케어 심뇌혈관 센터 운영에 대한 로드맵도 구상 중이다.
김성덕 의료원장은 “광명시와 광명시민의 적극적인 대학병원급 종합병원 유치 염원과 중앙대의 제2병원 설립 필요성이 함께 맞물려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출발점을 맞이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의 준비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면서도 “제2병원을 짓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 국내 의료를 이끌 대표적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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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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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뉴하트 10.16 00:02
    이대목동이나 은평성모는 차세대가 있지만 아산은 차세대가 얼마나 있나? 대부분 노교수들이 은퇴를 압두고 정년연장하려는 꼼수로 밖에 안보인다.
  • 01.08 18:27
    퇴사를 앞둔 아산인으로서 대댓에 공감합니다
  • 10.20 19:31
    아산과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게 빅5 걱정. 거기는 알아서 인재들이 모여드는 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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