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제43대 회장 선거 출마 후보자들은 의대 증원으로 빚어진 의료대란 해결에 자신이 적임자라고 밝혔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비판하면서 내놓은 해법이 저마다 달랐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의협회관에서 '제43회 의협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 설명회'를 개최했다. 후보별 정견 발표와 함께 후보들에게 질문이 주어졌다.
Q. 지난 11월 10일 의협회장 불신임이란 불행한 사태로 실시되는 보궐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정부가 개혁이란 이름으로 자행된 의료개혁이 끝을 향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가 침몰 직전이다. 전공의들은 병원을 떠나고 의대생들은 휴학에 나섰다. 저 역시 이 과정에서 비대위원장으로 투쟁으로 하며 경찰 수사와 압수수색, 출국금지에 이어 면허정지까지 받았지만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지는 꺾지 않았다. 비대위원장 임기 이후 16개 시도의사협의회 회장으로서 전공의, 의대생들과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를 둔 아버지로서 현 사태 해결에 온힘을 다하고 싶어 출마했다.
기호 2번 강희경 후보: '의료대란' 속 선거가 치러진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을 회장으로 선출해야 한다. 지난 10개월간 의협은 단일대오 투쟁을 해왔지만 얻은 게 없다. 전술적 무능으로 보인다. 리셋해야 할 때다. 새로운 인물, 시각을 가진 인물이 의협을 이끌어야 한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이, 게다가 의료계 내부 힘으로 이 사태 해결이 어렵다는 걸 우린 안다. 국민과 연대, 지지를 바탕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간 서울의대·서울대병원교수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한덕수 총리, 장상윤 사회수석 등을 대화의 장(場)으로 끌어냈다. 의사와 국민, 국가가 윈윈하는 명예로운 승리를 이끌겠다.
기호 3번 주수호 후보: 전례없는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근거 없는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추진으로 의대생은 휴학하고 전공의는 병원을 나갔다. 미래를 던졌다. 의료를 구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의협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는 위기 상황에서 혼란을 정리하고 모든 의사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 정부에 맞서며 의료를 올바르게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음주운전으로 저지른 과오는 죄스럽고 고통스러운 과거다. 평생 운전을 하지 않는다. 죄책감과 후회 속에서 살기 보다 남은 인생은 제가 잘하는 일을 하며 의료계 보탬이 되고 싶다. 진정성을 봐달라.
기호 4번 이동욱 후보: 너나할 것 없이 회장 선거철이 되면 자신이 의료계 메시아가 될 수 있다며 회원들에게 장밋빛 희망을 제시한다. 하지만 회장 당선 후 말이 달라지고 회원들은 실망한다. 42대 회장 불신임 사태도 동일한 역사의 반복이다. 지금이야 말로 회원들이 후보의 말이 아닌 행동을 봐야 할 때다. 그동안 회무 성과와 지난 1년간 절체절명 위기 속에서 무엇을 했는지 판단해 달라. 저는 경찰의 처벌을 두려워할 때 선봉에 나서 전공의들에 법률적 지원은 물론 멘토-멘티 프로그램 등을 제공했다. 대통령실 앞 투쟁도 지속하고 있다. 일관성있게 대정부 투쟁을 해온 제가 의협회장 적임자다.
기호 5번 최안나 후보: 지난 3월 당선된 의협회장은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6개월을 넘지고 못하고 탄핵됐다. 엄중한 시기에 선거를 두 번이나 치르게 한 점 사과드린다. 그러나 현 상황은 하루도 머뭇거리거나 시행착오가 허용되지 않는다. 개원, 교수, 공공병원 공직의 등 제 인생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알게 됐고, 보험·총무·기획이사·대변인 등을 맡으며 위기 속 의협 역할도 깨달았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바람을 일으키겠다. 장재영 사직 전공의를 부선대위원장으로 뒀다. 젊은 의사들이 살아갈 세상을 직접 만들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머리를 맞대겠다. 역대 최대 투표율로 저 최안나를 지지해달라.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으로는 의료현안 해결 불가"
강희경 '대화' 주수호 '투쟁' 이동욱 '충분한 보상' 최안나 '사과 우선' 김택우 '저항 선봉'
Q. 필수의료, 지역의료, 의대정원 등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현안 해결을 위한 원칙과 복안은
기호 2번 강희경 후보: 정권 이익을 위해 작동한 정책 결정 시스템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 여기에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조금씩 잘못한 바도 있다. 10개월간 비대위 활동을 하며 방법론을 고민했다. 제가 회장이 되면 실질적인 의료정책 결정권자를 만나겠다. 장상윤 수석을 만났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의료개혁을 멈추기 위해 정책결정권자를 만나 대화하겠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 아닌 일차의료 구조전환이 중요하다. 근거 중심의 적정진료만 해도 되는 충분한 보상제도를 만들겠다.
기호 3번 주수호 후보: 의대 증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동일하다.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건강보험 제도로 인해 문제가 시작됐다. 이런 왜곡이 누적돼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과 같은 문제들이 만들어졌다. 앞서 말했지만 해법이 중요하다. 'How', 즉 우리의 일치된 의견을 사회 및 정치권과 정부에 전달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지난 2월 비대위 언론홍보분과위원장을 맡았다. 대외 브리핑을 도입하면서 의사들이 왜 이렇게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지 기자들에게 전했다. 지금은 싸울 때다.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고 사회에 알려할 때다.
기호 4번 이동욱 후보: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가 붕괴되는 것, 의사들이 기피하는 이유는 정부가 조장한 것이다. 의사의 근무환경, 희생에 비례하는 보상이 없어서다. 상대적 박탈감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개인의 사명감이나 공익에 호소해선 해결되지 않는다. 부실한 지역의료도 동일하다. 환경이나 제도 개선이 아닌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사명감에 의존하고 있다. 소방소 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프라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수가지불 방식을 바꾸겠다. 인프라 기본 비용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요구하겠다. 이것이 필수의료, 지역의료 등 의료현안을 해결하는 근본 대책이다.
기호 5번 최안나 후보: 원칙이 중요하다. 두 가지다. 정부는 2020년 의정합의를 깨고 2000명 의료농단 사태를 저질렀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 사태를 의협과 함께 해결하겠다고 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두 번째 '처단한다'는 문구가 담긴 포고령 작성자를 공개하고 정치적,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다음에 현안 논의가 가능하다. 한동훈 대표는 2025년 증원도 유동적이라고 했다. 당시 대통령실에 막혔지만, 이제 무너졌다. 윤석열 씨, 학생들이 무슨 죄냐. 40개 의대, 모두 서남의대 꼴난다. 의대생이 피해 없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하려면 회원들이 지지해줘야 한다. 회장으로 뽑아달라.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정부 정책이 의료현장을 무시하며 일방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정부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의료계에 따라오라고 하니 반대하는 것이다. 그런 정부의 2월 6일 의대 증원 발표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암담하게 했다. 정부는 현재까지 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 의료현안과 정책은 반드시 의료계와 제대로 된 논의를 해야 한다.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저항은 되풀이되고, 그 선봉에는 제가 설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의료계를 파트너로 받아야 한다. 의협은 원칙을 세우고, 직역 및 지역의사들과 합치되는 요구안을 만들겠다. 이를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한목소리를 내겠다.
주수호 '강한 의협' 이동욱 '회원권익 보호 의협' 최안나 '젊은 의협'
김택우 '뉴노멀 의협' 강희경 '회원 위한 의협'
Q. 회장으로 추진하고 싶은 정책과 협회를 이끌 계획은
기호 3번 주수호 후보: 의협이 감히 개원의 단체로 폄하되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된다. 힘을 가져야 한다. 힘을 바탕으로 거리에 나서 희생당하고 있는 우리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을 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의협 회장이 되면 조직화를 위해 두 가지를 하겠다. 하나는 개원가 조직화를 위해 위해 시군구의사회가 힘을 갖도록 하겠다. 그래야 의협이 힘을 갖는다. 시군구의사회를 경유해야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 둘째, 봉직의 조직 강화를 위해 봉직의 의사 노조화를 지원하겠다. 부회장 중 하나를 봉직의로 하며, 그를 조직강화 특별부회장으로 임명할 것이다. 내정자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다.
기호 4번 이동욱 후보: 2018년 회장이 됐다. 회원민원고충처리센터를 통해 회원 권익을 지켜왔다.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서 서울, 타지역 민원도 들어온다. 인도적 차원에서 모두 도와준다. 타지역 회원들이 성금을 내기도한다. 회원민원고충처리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안정적 진료환경에서 진료하도록 만들겠다. 두번째는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확대해서 이 사태가 끝날 때까지 전공의를 지원하겠다. 법률적 지원도 의협 차원에서 지속하겠다. 전공의, 의대생과 함께 한 시청앞 투쟁도 지속하겠다. 사소한 범죄에도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의료면허법 개정, 수탁고시 개정, 혼합진료 금지 문제도 해결하겠다.
기호 5번 최안나 후보: 국민이 누리는 의료는 110년 전부터 선배들이 헌신해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들이 만든 단체가 의협이다. 함부로 힘을 빼고 갈라치기해선 안 된다. 우리 역시 패배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법정단체를 떠나 의협이 실질적인 회원들 지지와 전(全) 직역 회원들을 아우르는 전문가단체로 만들겠다. 욕 먹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된다. 내부 집안 싸움에 매몰되지 않고 능력있는 젊은 인재를 모으고 혁신적인 정책을 만들어가겠다. 대변인이 아닌 회장으로 무엇을 책임지고 헌신하는지 보여주겠다. 의협이 제대로 된 대표단체로서 전공의, 의대생 등 모든 회원들 열망을 받아낼 거버넌스로 만들겠다.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의협을 무력화해서 의료계를 분산하기 위한 표현이지만, 한편으로는 의협이 전공의, 의대생을 안고 가지 못한 데 대한 질타라고 생각한다. 회장이 되면 전공의는 상임이사, 의대생은 준회원 자격 줘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 의료정책연구원과 입법조사 부문을 확충하고 예산을 확대하겠다. 이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의료정책을 제시하겠다. 뉴노멀, 새 일상의 시대가 도래했다 김택우가 새로운 플랫폼의 의사협회를 만들겠다. 모든 의견을 경청하되 꺾이지 않은 신념으로 나아가겠다. 모두가 어렵다고 할 때, 누가 필요한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유권자가 잘 판단해주길 바란다.
기호 2번 강희경 후보: 의협을 진정한 우리나라 의사 전체의 대표단체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이익단체 기능은 개원의협의회 등의 각 직역 세부단체로 이양하고, 의협은 상위 연맹으로서 정책 마련과 체계적인 홍보, 대국민 소통, 유관단체와의 돈독한 협력관계 구축에 집중토록 하겠다. 두번째는 의료법정 기능의 독립적 기구 설립이다. 회원들께서 의료분쟁으로 고통받지 않토록 시스템을 갖추겠다. 제가 의협 회무, 대학병원 밖을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개원 경험이 풍부한 회원을 상근부회장으로 모실 예정이다. 모든 의사회원을 위한, 회원에 의한, 회원의 대한의사협회를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