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난치성 췌장암, '치료 돌파구' 마련 기대
삼성서울병원 이종균·박주경 연구팀,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기반 '분자특성' 규명
2024.06.03 10:17 댓글쓰기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 난치암인 췌장암 치료를 위한 분자적 특성을 규명했다. 


췌장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고 전이도 빠르며 치료 내성까지 잘 생긴다. 이에 국내 10대암 중 가장 낮은 생존율(10년 상대 생존율 9.4%)로 악명이 높다. 


이종균·박주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민우 영상의학과 교수, 메타지놈센터 김혜민 박사 연구팀과 UNIST(총장 이용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세민 교수, 정형오 박사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분자암(Molecular Cancer)’ 최신호에 췌장암의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수행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췌장암이 진화 및 전이하는 방식을 규명하고, 면역 억제 미세 환경을 형성하는 과정을 밝혔다. 췌장암 세포가 빨리 자라고 전이가 잘 발생하는 이유와 치료 과정에서 불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분자 수준에서 살폈다.


연구에 따르면 췌장암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환자 21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평균 나이는 61세로 13명(62%)이 여성이었다. 췌장암 3기가 6명(29%), 4기가 15명(71%)이었다. 


4기 환자 15명 중 13명은 간, 2명은 간이 아닌 뼈나 림프절로 전이됐으며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9.7개월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세침조직검사(EUS-FNB)로 이들 환자의 조직을 획득, 21개 원발성 췌장암 조직과 표본, 7개 간(肝) 전이 표본을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로 분석했다. 


췌장암 특성상 암 진화와 타 조직으로의 전이 과정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효과적인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환자를 살리는 개인 맞춤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췌장암 및 간 전이의 아형 특이적 클론 진화와 미세환경 변화를 나타내는 모식도
췌장암 특징 중 하나는 세부 유형에서 기본형(Classical)과 기저형(Basal-like) 모두 상피-중간엽전이(EMT)가 활성화돼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전이를 일으키고, 관련 유전자 역시 세부 유형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유전자의 증폭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기본형에서는 ETV1, 기저형에서는 KRAS가 더 자주 관찰됐다. 둘 모두 암세포의 빠른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다.


특히 기저형의 경우에는 췌장암의 여러 유형 중에서도 악성도가 높은데, 이러한 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이 22%만 되어도 예후를 더욱 나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단축시키는 데 기저형이 암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결정적이라는 것도 이번에 밝혀졌다. 


기본형 56%, 기저형 36%이었던 환자는 항암제 투여에도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고 5.3개월 때 사망했다. 


반대로 기저형 없이 정상형과 기본형으로 조직이 구성됐던 환자는 치료 반응이 좋아 45.6개월간 추적 관찰이 진행됐고, 연구 종료시점에도 생존해 있었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이 발표한 췌장암의 또 다른 특징은 진화 과정에서 종양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억제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이다.


전이시 면역세포들이 억제됨으로써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게 하지 못하게 하고, 이로 인해 암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원리다. 이러한 억제 환경을 형성하는 것도 췌장암 세포에서 기저형 비율 증가에 비례한다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박주경 교수는 “췌장암과 관련해서 분자 수준에서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난치암이라고 지레 포기하는 환자들이 없도록 돌파구를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주경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전향적인 췌장암 코호트 구축을 시작해 2015년 ‘삼성서울병원 췌담도계질환코호트’를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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