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유발 '후성유전학적 조절' 과정 규명
차의과대 송행석 교수팀, 동물실험 7년 성과···난임 연구·치료 새 방법 제시
2023.09.04 16:23 댓글쓰기



(왼쪽부터)차의과학대의 송행석 의생명과학과·바이오융합학과 교수와 박미라 의생명과학과 교수, 양승철 박사가 이끈 연구팀이 자궁내막증을 유발하는 유전자 발현 조절 과정을 규명했다. 차의과대·차병원 제공



국내 의료진이 자궁내막증을 유발하는 후성유전학적 조절 과정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자궁내막증으로 난임·불임을 겪는 환자들에 새로운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송행석 차의과학대 의생명과학과·바이오융합학과 교수팀은 유전자 발현 조절인자 중 하나인 ‘CFP1’이 없으면 임신 초기 자궁에서 에스트로겐에 의한 상피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CFP1이 없으면 프로게스테론 반응에 이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상피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자궁내막증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조직이 난소, 난관, 장, 방광 등 자궁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라는 질환으로  심한 생리통과 골반통 등 다양한 통증 뿐 아니라 난소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11만1214명에서 2021년 17만8383명으로 4년만에 60%나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40대 44.7%, 30대 30.2%, 20대 15.2% 순으로 많았다.


연구팀은 자궁내막증의 후성유전학적 원인을 알기 위해 프로게스테론 호르몬과 호르몬 수용체가 정상이지만 프로게스테론 저항성이 있는 자궁내막증이 나타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정상 생쥐와 CFP1을 제거한 생쥐로 그룹을 나누고 임신 초기 자궁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통해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CFP1을 제거한 생쥐의 자궁에서 프로게스테론 반응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했다. 


이후 모든 생쥐에게 자궁내막증을 유발한 후 프로게스테론 주입에 따른 자궁내막증의 호전 상태를 확인한 결과, CFP1이 없는 생쥐만 자궁내막증이 호전되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환자 77명, 일반인 71명, 총 148명의 자궁 조직 유전자 발현 데이터와 실제 채취한 정보를 동물실험 연구데이터와 비교했다. 이를 통해 CFP1이 감소하면 프로게스테론 반응에 이상이 생겨 자궁내막증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호전을 위한 회복 실험도 진행했다. CFP1을 제거한 생쥐의 프로게스테론 반응을 회복하기 위해 프로게스테론 신호전달계 활성화 물질을 주사했다. 그 결과, 생쥐 임신 초기 자궁내막 세포가 정상적으로 반응했고 자궁내막증이 호전됐다.


송행석 교수는 “후성유전학과 자궁내막증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약 7년 연구와 실험을 거듭했다”며 “이번 연구가 자궁내막증을 치료하는 데 있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만큼 관련 연구와 치료제 개발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6월 3일자에 온라인으로 선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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