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7월 16일 열린다. 후보자 개인 의혹을 둘러싼 공방과 함께 의대 정원 확대 등 주요 교육 정책에 대한 후보자 입장이 집중 검증될 전망이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 인사청문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청문회 준비 일정과 자료 제출을 둘러싼 지적이 잇따랐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 일정이 촉박하게 잡힌 데 대해 "리박스쿨 청문회를 10일에 개최하고,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16일로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은 유감"이라며 “인사청문회를 충분히 준비할 최소 열흘의 기간은 보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또 "청문회 준비를 위해 교육부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해도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자료를 요청하거나 문의를 해도 연락이 닿지 않는데, 오히려 후보자를 한번 만나보라고 전화가 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후보자 면담이 아니라 청문회 전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라며 "교육부는 연락도 제대로 받고 필요한 자료를 신속히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도 교육부에 "자료 제출을 고의로 은폐해선 안 된다. 국민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도 제출할 것은 제출하고 사과할 점은 사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증인 채택을 두고도 논란이 있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검증을 위해 충남대 연구윤리위원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명단이 ‘불상(不詳)’으로 기재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야당 측 간사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충남대 연구윤리위원장이 누구였는지 아직도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불상으로 하면 증인 출석 요구서를 누구에게 송달할 수 있느냐. 이름을 명시해서 증인을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핵심 논란은 논문 표절 의혹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가 충남대 교수 재직 시절 제자 석·박사 학위 논문을 통째로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제자 논문을 통째로 표절했다. 간 큰 도둑질”이라며 “표와 수식도 그대로 옮겼고, 급히 베껴쓰다 오타까지 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논문 도둑질이 10건이 넘는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8일 이 후보자를 사기, 직권남용, 업무방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다만 충남대 건축공학과 환경계획실험실 원우 일동은 8일 호소문을 내고 이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억측이자 오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해당 논문은 교수님의 기획부터 결과 검토·수정까지 직접 수행한 프로젝트 연구로 주저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학생들도 연구 재원 한계로 교수님 프로젝트를 학위 논문 주제로 활용토록 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학과 내규상 KCI 등재 논문을 근거로 학위 논문을 작성하기 때문에 표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와 관련해 자녀 조기유학 과정에서 초중등교육법상 의무교육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 후보자의 차녀가 국내 중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미국 고교 과정으로 유학을 간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해명과 유감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 입장을 밝혀온 점도 쟁점으로 꼽힌다. 그는 과거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거점국립대 역할 강화와 함께 의대 정원 증원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의대생 대규모 유급과 2026학년도 정원 문제를 둘러싸고 교육부 책임론이 부상한 상황에서, 후보자의 정책 방향이 청문회에서 집중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지역 대학 현실에 밝은 전문가로 평가받아 왔지만, 총장 재임 당시 교수회와의 갈등과 각종 연구윤리 논란 등으로 청문회 통과 여부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16일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논문 표절, 조기유학, 의대 증원 논란 등 각종 의혹과 정책 쟁점에 대해 어떤 해명과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