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민정(醫民政) 특위 구성하고 건강의료수석 신설"
사회학자 송호근 교수 "관료적 통제로는 의료현안 해결 불가, 거버넌스 구축 시급"
2024.06.25 05:23 댓글쓰기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석좌교수가 "지금의 관료제적 통제로는 의료 현안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의민정(醫民政) 특별위원회를 상설 기구로 만들고, 대통령실에 건강의료수석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 교수는 24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사회학자가 바라본 의료 대란 본질과 해법' 심포지엄에서 현 의료사태를 진단하고 출구 전략을 모색하며 이같이 말했다.


송 교수는 이번 의료사태 배경에 대해 "의약분업 이후 25년 동안 의료계 내부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20~30년 세월이 지나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관건은 이를 시의적절하게 개선해주는 것인데 우리는 그냥 내버려뒀다. 이런 상황에 갑자기 의대 증원이라는 충격적인 외부 요인이 가해지면서 내부가 엉망이 된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를 해결할 정부와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용산(대통령실)에서 보건복지부에 지시, 그것들이 한꺼번에 의료계 쪽에 쏟아져"


송 교수는 "정부는 신고하고, 고발하고, 소송하는 것으로 지금 점철돼 있다. 비단 의사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문가 집단이 정책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취하면 고발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 지난 20년간 전문가들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서 이 정책을 누가 어떤 이유로 하는지도 잘 모른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나와 얘기하지만 자기 신념을 갖고 하는 건지 아니면 누구 얘기를 듣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아마 용산(대통령실)에서 보건복지부에 뭔가 지시를 하는 걸 텐데, 그것들이 한꺼번에 의료계 쪽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은 구경만 하고 있다"며 "문제가 일어났는데 어디서도 해결되는 모습이나 절차가 전혀 안 보인다. 독일이나 영국서 보면 이해가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교수는 이 같은 구조에서 이번 사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의료 정치가 없는 대한민국, 주기적 해결 기구 없다 보니 현 의료대란 발생"


그는 "한국에는 의료 정치가 없다. 의료정책은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그저 정치적인 프로세스일뿐이다. 주기적으로 해결할 기구가 부재하다 보니 지금의 의료대란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와 환자 내지 국민, 그리고 정치권이 함께 하는 의민정특위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 안에서 공동 결정으로 정책이 이뤄져야 하고, 또 대통령 바로 옆에 이를 담당할 의료수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정책을 강행하는 현 구조 안에서의 사태 해결 방안을 물은 청중 질문에 송 교수는 "죄송하지만 방법이 없다"며 "의료계는 대국민 호소를 계속해야 한다. 공론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다시 말해 공론에 어떻게 진실을 주입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이를 하기에 의사들이 너무 바쁘다. 전임 노조원처럼 하루 종일 그것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전략이 안 세워지고, 전략을 세운다고 해도 단일 행동하기가 어렵다"며 "의사들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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