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아타민’ 무효 판결···상표권 분쟁 재점화
특허심판원 기각 오리지널-제네릭 다툼 특허법원서 제동
2017.08.31 06:13 댓글쓰기

잇따라 기각 심결이 이어지던 다국적제약사의 국내 제네릭 업체 상대 상표권 등록 무효청구가 2심에서 뒤집혔다. 앞서 특허심판원의 판단과 특허법원의 판단이 달라진 것이다.


이로 인해 과거 분쟁은 물론 향후 제네릭 상표명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질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국적제약사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국내 제약사들은 앞 다퉈 제네릭을 출시한다. 이때 국내 제약사는 제네릭의 상표명을 오리지널 상표명과 유사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다국적제약사는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상품명이 지나치게 유사하다며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소송전을 불사하기도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인지장애 개선제 ‘글리아티린’ 문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특허법원은 최근 ‘글리아티린’의 제조사인 이탈파마코가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등록무효 소송에서 1심 격인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했다.


특허심판원은 글리아타민이 글리아티린과 외관, 칭호, 관념이 서로 달라 출처 혼동을 피할 수 있는 비유사 포장이라 무효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심결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하고 이탈파마코의 손을 들어줬다.


글리아타민의 포장이 클리아티린과 포장이 유사하고 지정상품이 동일, 혹은 유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글리아타민 출원 당시 업무상 거래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이탈파마코의 선등록상표를 대웅바이오가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표권 무효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웅바이오는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대법원 상고할 것임을 밝혔다.


대웅바이오는 “글리아는 의학용어로 식별력 판단 대상이 아니다. 이번 소송에서 식별력 판단 대상은 ‘타민’과 ‘티린’ 부분인데 이는 누구나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약품 모두 의사 처방에 따라 조제되는 전문약”이라며 “전문가는 두 제품의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상표 유사성 판단 대상을 일반인까지 확대 해석했다는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다국적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 상표명 논란은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 상표권 소송이다.


2015년 바라크루드는 특허권이 만료돼 제네릭 공세가 시작됐다. 당시 제조사인 BMS는 ‘바라’라는 이름을 상표로 출시하지 말 것을 담은 내용증명을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발송했다.


당시 이미 국내 제약사들은 ‘바라’가 포함된 상표명으로 허가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출시가 시작되고 BMS는 동아ST의 ‘바라클’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등록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대형 품목인 만큼 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지만 지난 3월 특허심판원은 “전문의약품의 경우 의·약사가 주된 소비자이기 때문에 오인·혼동할 우려가 적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외에도 면역증강제 ‘셀레나제’, 조현병치료제 ‘아빌리파이’ 등도 제네릭에 대해 상표등록 무효 청구를 진행했지만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제약계 관계자는 “그간 다국적제약사가 제기한 상표등록 무효 청구는 모두 특허심판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며 “이번 글리아티린 건은 항소로 이어진 특허법원의 판단은 특허심판원과 다를 수 있다는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찔러보기 식으로 진행됐던 상표권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로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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