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 액트' 시행으로 풍경 바뀐 개원가
지출내역 의무화에 영업사원 만남 지양, '제도 불쾌' 거부감 커져
2018.02.13 12:18 댓글쓰기

의사들에게 지출한 비용의 상세내역서를 기록하는 선샤인 액트(Sunshine Act)가 2018년 개원가의 명절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괜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을 우려한 원장들이 영업사원과의 만남 자체를 꺼리는 모습이다.

제약회사 영업사원들 역시 명절선물을 비롯해 각종 식사비 등을 지출하면서 내역서에 해당 원장을 기록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하기가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라며 고충을 토로한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소위 한국판 선샤인 액트법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견본품 제공 ▲학회 참가비 지원 ▲제품설명회 시 식음료 제공 ▲시판 후 조사비용 지원 등을 제공할 경우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요구할 경우에는 해당 내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제약사들의 경비 지출을 투명화함으로써 고질적 문제인 리베이트 근절을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선샤인 액트법 시행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설 명절을 앞두고 일선 개원가에서는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에 씁쓸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경기도 소재 산부인과 A 원장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영업사원들도 고충을 토로한다. 1만원을 넘는 사항은 전부 기록에 남는 만큼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 소재 비뇨기과 B 원장은 “이전보다 영업사원을 만나는 횟수가 줄었다”라며 “이전에는 친한 영업사원들과 만나거나 종종 식사도 했지만 요즘은 만남 자체가 꺼려진다"라고 밝혔다.

이어 "혹여나 식사를 하려해도 사전에 전부 보고해야 한다고 하니 양쪽 모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주변에도 불편한 일은 만들지 말자며 아예 영업사원을 만나지 않는 원장들이 상당수”라고 덧붙였다.


서울 소재 이비인후과 C 원장은 “개원의들 중에 제품설명회를 참여하지 않거나 영업사원과의 접점을 피하는 원장들이 늘고 있다. 영업사원들의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선샤인 액트가 의사만 제한하는 법안이라며 강한 불만과 함께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내과 개원의 E원장은 “리베이트를 받는 의사는 면허정지 처분을 받거나 이름이 기재돼 책임을 진다. 이 법은 지나치게 의사를 겨냥하려는 취지인 것 같아 여간 불쾌한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비뇨기과 개원의 F원장도 “의사와 제약사는 상생하는 관계”라며 “양쪽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규제만 늘어나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전했다.
 

산부인과 개원의 D원장은 “영업의 무게추는 매출이 많은 쪽으로 기울게 돼 있다"며 "종합병원에 비하면 개원가에 지출한 내역은 미미할 수 밖에 없다. 지나친 규제가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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