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1차약 승격 논의 '지지부진'···옵디보 '예의주시'
MSD, 독점적 지위에도 약가인하 부담···政 '시장 영향 커 신중 검토'
2018.05.03 12:13 댓글쓰기

제약계의 큰 관심을 모은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승격을 위한 논의가 7개월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큰 폭의 보험약가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한국MSD 측이 섣불리 협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역시 이미 보험약값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추가비용이 투입될 1차 치료제 재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3일 제약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지난해 9월 키트루다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승격을 정부에 제안한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차 치료제로 승격되면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지만 이어질 약값 인하 폭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국가암관리사업본부 2015년 데이터에 따르면 대략 1∼3기까지의 비소세포폐암 환자 수는 2만 2000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대략 재발률을 최소 20%에서 최대 50%로 추산하면 한 해 4000명∼1만명이 재발 환자가 된다.


한 해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진단되는 환자는 6700여명이다.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승격되면 한 해 4기로 진단받은 환자 중 화학치료요법에 실패한 환자와 1∼3기 중 악화된 환자 모두 투여대상이다.


현재 투여대상보다 최대 2배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1차 치료제로 승격에 따른 큰 폭의 약값인하안을 한국MSD가 제시하지 않으면 복지부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호 울산의대 교수(종양내과 서울아산병원)는 최근 키트루다 1차 치료제 확대에 따라 “적지 않은 보험약값 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적지 않은 보험약값 인하에도 1차 치료제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는 2차 치료제 분야에서의 경쟁하고 있는 면역항암제 ‘옵디보’나 ‘티쎈트릭’에 앞서 키트루다를 투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투입되면 2차 치료제 옵디보나 티쎈트릭은 비소세포폐암 처방분야에서 퇴출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제약계 관계자는 “키트루다는 급여확대에 따라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약값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일부에선 키트루다 처방액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역시 1차 치료제 승격에 따라 투여대상이 확대되고 추가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현재 급여중인 약제를 위한 재논의에 적극 나설 필요도 없다.


복지부 관계자는 “키트루다의 1차 치료제 승격이 면역항암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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