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 '좌초' 위기
세계백신면역연합 '자금 부족 등 목표 달성 불가능' 피력···한국도 차질 우려
2020.12.18 12:0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각국 정부에 백신을 공평하게 공급하기 위한 국제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성공하기 힘들다"는 내부 평가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 분의 백신을 들여올 예정이었던 우리나라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코백스를 출범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회는 최근 "자금 부족, 생산 리스크, 복잡한 계약 체결로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로 인해 목표 달성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특히 "코백스 퍼실리티를 성공적으로 이끌지 못할 상당한 위험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GAVI는 지난 12월 15일 시작된 이사회에서 이 같은 문건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코백스는 당초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91개 국가의 전체 인구 중 가장 취약한 20%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출범했다. 

구체적으로는 1회당 3달러의 비용으로 2021년 말까지 최소 20억 회분의 백신을 배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GAVI에 따르면 현재 코백스가 구매 계약을 맺은 백신 물량은 7억 회분에 불과하다. 이중 실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 물량은 2억 회분이다.

코백스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 프랑스 사노피 백신 등과 총 4억 회분의 백신을 계약했으나 법적 구속력은 없는 상태다. 
 
결국 구제적인 백신 확보 시기는 물론 어떤 백신을 구매할 수 있을지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가격도 문제다. 제약사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 백신을 입도 선매한 국가들은 평균 1회당 5.2달러 수준으로 백신을 구매하고 있어 이를 3달러 이하로 배포하려는 코백스 계획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코백스를 둘러싼 연대는 '백신 국수주의'와 함께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다. 

캐서린 오브라이언 WHO 예방접종팀장은 최근 코백스 관련 회의에서 "백신 확보를 위한 글로벌 연대가 대부분 사라졌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GAVI는 내부 문건을 통해 "코백스가 실패할 경우 가난한 국가의 경우 2024년까지 백신 확보가 힘들다"며 "잠재적으로 수 십억명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GAVI는 시티그룹을 고용해 백신 자금 조달 상황을 분석 중이다.

시티그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금융 자문을 통해 GAVI가 코백스 퍼실리티와 관련해 구상하는 여러 시나리오와 잠재적인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 1000만명분 확보 계획 차질 불가피 

코백스 퍼실리티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정부가 코백스를 통해 도입할 예정인 백신 1000만명 분과 도입 가능한 물량 역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 분, 글로벌 제약사와의 개별 협상을 통해 3400만명 분 등 총 4400만명 분의 백신을 내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코백스 공동 구매 물량은 4400만명분의 백신 가운데 22.7%에 해당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백신 도입 시기와 명확한 백신 종류가 정해지지 않아 코백스퍼 실리티를 과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었다.

이런 이유로 주요국들은 코백스 퍼실리티 참여와는 별개로 제약사와 개별 구매 협상을 진행해왔다.

코백스 백신의 관리 주체인 GAVI 측은 지난 달 한국에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3종의 백신 중에서 '한 종류'를 공급하겠다고 제안했고 정부는 이를 수락했다.

최근 임상 시험 결과가 충분치 않아 출시가 연기된 GSK-사노피 백신은 최종 선택지에서 빠진 걸로 알려지며 최종적으로 우리나라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제공받을 백신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로 압축됐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가 현재 언제 개발이 완료되고 보건당국의 사용 승인이 떨어질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직 임상 3상을 진행중이며 최근 중간결과 발표 자료가 신뢰성이 떨어져 다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지연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지난 10일 동료평가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됐다지만 아스트라제네카 CEO는 "빨라야 6주 임상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한 국내 도입의 유일한 희망인 화이자 백신은 영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접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은 미국 등 주요국들이 제약사와 개별 구매를 통해 백신 물량을 싹쓸이해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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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휴 12.18 17:43
    K방역 수출 했다고 국뽕에 빠져가지고 결국 제일 중요한 백신확보는 0개네

    수준 안맞아서 나라 떠야겠다. 도저히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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