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물량 한정···1회 접종 확대 추이 관심
전문가들 '위험인구 집단 대부분 접종 가능하지만 근거 없어 신중'
2021.01.04 12:4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제한된 물량의 백신으로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1회차 접종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르면 2월부터 예정된 접종 시작이 임박함에 따라 이에 대해 전문가들이 여러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1회 접종을 하고, 이후 2회차 접종에서는 추가 확보되는 백신 중 다른 종류의 백신으로 교차 접종을 하는 방식을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정 교수는 “1단계로 최대한 많은 인구에게 확보되는 물량으로 1회 접종을 실시하면 그것만으로도 중증환자를 예방할 수 있고 3개월 이상의 시간을 벌 수 있다”며 “그렇다면 최상의 경우 2분기까지 위험인구 집단 대부분에 대한 1회 접종을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단계로 추가되는 물량으로 정석적인 접종을 실시하는데 이 때 1회차 접종을 마친 백신의 2차 접종을 마치는 것과 1회 접종과는 다른 플랫폼의 백신을 2회 접종해주는 것으로 옵션을 두 가지로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수의 백신학자들도 서로 다른 종류의 백신을 섞어 맞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즉 1회는 mRNA 백신을 맞았다면 2회, 3회는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을 맞고, 1회차로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을 맞았다면 2회, 3회로는 mRNA 백신을 맞는 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1회 접종, 교차접종은 이론적으로는 타당하지만 현실적 근거가 부족하므로 반드시 최대한의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영국의 경우, 최근 1차 백신 접종과 2차 백신 접종 간격을 기존 보다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3~4주인 1차 접종과 2차 접종간 간격을 12주까지 늘려 보다 많은 인원에게 1차 접종을 실시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에 대해 반론도 제기된다. 접종 간격을 늘릴 경우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며 이 같은 방식이 자칫 백신의 효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현배 면역학 박사는 “화이자와 모더나는 2차 접종을 3~4주 간격 외에 다른 스케줄로 사용한 데이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이자 데이터에 의하면 1차 접종시 21일간 약 50% 의 효능을 보였다. 그런데 면역학적 이론에 따르면 시간이 길면 길수록 1차 접종에 의한 효능은 떨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1차 접종 확대를 위해 )2차 접종의 시기를 임상 결과보다 연장하려면 1차 접종에 의한 면역이 얼마동안 유지되는지에 대한 실험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원래 임상에서 진행한대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1회 접종과 2회 접종 간격을 늘리는 방식에 대해 부정적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영국 접종 방식에 대해 “과학에 위배된다”, “찬성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하던대로 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대신 미국은 접종 인원을 늘리기 위해 모더나 백신 용량을 절반만 접종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에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3일 CBS 방송에서 “절반 용량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더 많은 사람에게 면역력을 주기 위해 사실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다 책임감 있는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