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강세 속 대웅제약-메디톡스 장기 소송전 종료 변수
2021년 국내 보톡스 시장 변화 전망, 종근당 참전 경쟁 가열될 듯
2021.01.06 05:4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국내 보톡스 시장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휴젤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선두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5년 간의 치열한 소송전으로 적잖게 시장 영향력을 잃은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종근당과 동화약품 등 상위권 제약사들도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시장 진입에 나섰다. 격변기 국내 보톡스 시장의 현재를 진단하고 변화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우선 휴젤이 격변의 국내 보톡스 시장 속에서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 12월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의 중국 수출을 위한 1,2차 선적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레티보 100단위 판매허가에 이어 최근 50단위 역시 중국 국가약품감도관리국(NMPA)로부터 획득 할 것으로 보여 국내외로 영향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국내 최초로 NMPA 판매허가를 획득한 휴젤은 현지에서 넓은 유통망을 구축한 중국 병원 의약품 시장 3위 제약사인 ‘사환제약’과 함께 본격적인 판매·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통관 기간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판매는 올해 3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판매·생산량 확대를 대비해 휴젤은 강원도 춘천에 1600㎡ 규모의 제3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기존 동결건조 제품 기준, 제1공장인 ‘신북 공장’ 대비 10배에 달하는 연간 800만바이알 규모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약 400억 원의 자본이 투입되는 3공장은 연면적 약 4800평으로 2022년 2월 완공, 밸리데이션(Validation) 과정을 거쳐 2023년부터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한다.
 
최근 병원가에서는 휴젤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 품귀현상까지 일어난 상태다.

업계 내에서는 경쟁사 제품이 품목허가 취소 등 논란에 휩싸이는 동안 보툴렉스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성형외과 병원장은 "보툴렉스 발주를 문의했지만 일시 품절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새로 물량이 풀리는) 내주부터 공급이 좀 더 원활해질 수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성형외과 전문의도 "대량주문으로 미리 물량을 확보한 병원들 외에는 추가 주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 자체 수요예측이 어긋난 것으로 알고 있다. 환자들에는 다른 보툴리눔 톡신 제품으로 시술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 보툴렉스(50유닛, 100유닛, 150유닛 200유닛)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은 39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억5000만원 급증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메디톡스, 대웅제약은 치열한 장기 소송으로 시장 영향력 '약화'

국내 보톡스 시장에서 휴젤의 승승장구는 경쟁사들의 영향력 약화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풀이된다.

휴젤, 대웅제약, 메디톡스로 구성된 3강 체제에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균주 분쟁이 발생하며 휴젤은 자연스럽게 시장 내 안정적인 순항이 가능했던 것이다.
 
작년 12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5년의 법적 공방을 마무리했지만 두 회사는 여전히 내홍을 겪고있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 도용 혐의가 유죄로 확정된 만큼 법적 책임은 물론 오랜기간 여러 규제 당국과 고객에게 저지른 허위 주장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발표했다.

대웅제약 측은 "ITC 결정으로 균주는 더 이상 시비거리가 될 수 없음을 환영한다"며 "ITC의 21개월 금지명령에 대해서는 즉각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및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항소를 통해 최종 승리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대웅제약, 메디톡스) 모두 소송 결과와 별도로 막대한 소송비용 지출과 이미지 훼손 등 많은 손실을 입은 상태”라며 “소송에 따라 판매 중단이 결정된다면 새로 진입하는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내부적으로도 넘어야 할 사안이 있다. 식약처 품목허가 취소 조치로 인해 국내 판매 전망이 밝지 않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13일 “메디톡스가 국가출하승인 없이 의약품을 판매했다”며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50·100·150·200단위)’과 ‘코어톡스(100단위)’의 품목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을 전량 회수·폐기할 것을 명령했고, 이에 메디톡스 측이 해당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최근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는 제품 판매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 30일 대전지방법원은 식약처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제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메디톡신과 코어톡스에 대해 내린 품목허가 취소 처분의 집행을 정지시켜달라는 메디톡스의 신청을 인용했다.

종근당 등 신규 업체 진입 늘어나는 상황도 시장 변수

새로운 기업들의 보톡스 사업 진출도 시장 변화요인으로 꼽힌다.

종근당은 지난해 5월 보툴리눔톡신 제제 ‘원더톡스’를 출시, 본격적인 보툴리눔톡신 사업에 착수했다. 

원더톡스는 재작년 식약처 판매허가를 획득한 약품으로 휴온스가 생산을 맡고 종근당이 국내 판권을 갖고 있다. 

종근당과는 별도로 종근당바이오 또한 유럽소재 연구기관으로부터 균주를 확보하며 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에 나섰다. 현재 보툴리눔톡신 사업을 위해 충청북도 청주에 2만1500㎡ 규모의 공장 건립도 진행 중이다.

동화약품은 바이오 기업 제테마와 함께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4월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으며, 보툴리눔톡신에 대한 신규 적응증 개발과 허가 획득을 위해 치료 영역의 모든 적응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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