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철 교수 '폐암신약 렉라자, 효능·안전성 모두 우수'
'환자 접근성 최우선 고려, 패스트트랙·EAP+활용도 높일 투트랙 임상 추진'
2021.02.08 05:5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폐암 신약 렉라자는 효능은 물론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타그리소와 경쟁하기 위해 가격 차별화를 가져갈 이유가 없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조병철 교수[사진 左]는 지난 5일 국산 신약 31호이자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렉라자는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를 가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1차 약물치료 이후 내성이 생길 때 쓴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첫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다.

조병철 교수는 "사계절 내내 옷 한 벌로 지내야 한다면 얼마나 불행한가"라고 운을 떼며 "타그리소 외에 선택지가 없었던 많은 폐암 환자들에게 축복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타그리소와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 조건부 허가를 받은 렉라자는 약가 협상부터 추가 임상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한자들 접근성 관건은 보험급여 등재…유한양행 "패스트트랙 활용"


우선, 많은 폐암 환자들이 렉라자를 투약하려면 급여 등재가 필요하다. 유한양행은 보다 많은 환자들이 렉라자를 통한 치료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허가-급여 평가 연계제도(패스트트랙)를 이용한다.

지난 2014년부터 복지부가 시행한 허가-급여 평가 연계제도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토된 신약이라면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하면서 동시에 심평원에 급여 평가도 요청할 수 있다.

유한양행이 이 제도를 통해 렉라자 보험급여를 신청, 이르면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동정적 사용 승인도 받을 계획이다.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AP)는 의료당국이 시판승인 전의 신약을 무상으로 공급해 치료기회를 주는 제도다.

공병준 유한양행 약무정책팀장은 "급여 신청을 패스트트랙으로 신청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동정적 사용 허가도 진행해 급여 전에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면승부를 펼치게 될 타그리소와의 경쟁을 위해 약가 우위 전략을 펼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제기했다. 과거 타그리소와 경쟁을 펼쳤던 한미약품의 올리타가 그 사례다.

이에 대해 조명철 교수는 "타그리소와의 가격 경쟁을 전략으로 삼을 이유가 없다"며 "렉라자는 내성 유전자 T790 돌연변이 억제능력, 뇌전이에 대한 효과, 안전성 등을 입증하며 여전히 미충족된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차별화된 신약"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비소세포폐암 치료 미충족 수요 해결 기대, 병용요법·1차 치료제 도전"

기존 3세대 폐암치료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한 렉라자는 다양한 항암제와의 병용치료(콤비네이션)는 물론 폐암 발병 초기에 사용할 수 있는 1차 치료제로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임상에 나선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사진 右]는 "렉라자는 T790 변이를 타깃하는 동시에 뇌 전이를 극복하고 심장독성도 낮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기존 3세대 EGFR TKI의 1차 치료제 임상에서 아시아인에서의 효능이 비아시아인에 비해 낮다는 문제가 있었으나, 렉라자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리타의 안타까운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전임상부터 꼼꼼하게 용량을 결정하고, 연구자들이 매주 텔레컨퍼런스를 하는 등 매우 주의 깊게 연구를 진행했다"며 "타그리소와의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피부독성 등 안전성 측면에서 타그리소와 별 차이가 없고 오히려 적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항종양 효과와 안전성 모두 우수한 프로파일을 갖춘 렉라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병용투약 연구 및  1차 치료제 연구가 투트랙으로 추진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 얀센은 자사 이중항체 항암제 아미반티맙과 렉라자를 함께 사용할 때 효능이 증대됨을 입증할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조병철 교수는 "렉라자는 흔히 사용되는 타세바, 지오트립 등 어떤 약과도 궁합이 잘 맞을 것이며, 상당한 안전성을 보일 것"이라며 "얀센 아미반티맙과 병용요법 연구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2차 치료제로 허가된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사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현재 글로벌 3상은 코로나19 대유행에도 환자모집을 거의 마친 상태다.

조 교수는 "이번 렉라자 허가는 환자들에게 매우 큰 이벤트이자 축복"이라며 "특히 우리나라 제약사와 연구진이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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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세미 02.20 12:26
    새희망이 생기는것 같아 환호할 일이네요~혹시 타그리소 내성환자도 렉라자를 사용할수 있는지 알고싶고~~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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