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이나 침공···신풍제약·종근당 등 '임상 차질' 우려
국가 변경 포함 대안 모색···의약품 수출 기업들도 상황 예의 주시
2022.02.24 05:3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미국, 유럽연합 등 서방국이 러시아를 침공국가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제재에 시동을 건다.

우크라 전쟁 위기로 국내 제약사들이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과 제품 수출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 세력을 독립국가로 인정, 우크라에 러시아 군을 투입하면서 서방 국가들은 병력 배치 계획 및 기술·통상 제재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갈등 국면이 악화,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와 교역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교역 중단으로 인한 손실은 물론 서방에서 제재 동참을 요구해 응하게 된다면 러시아와 쌓아왔던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사태 파악 및 대응 모색에 분주하다. 특히 국내에서 코로나19 관련 임상 참여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국가로 발길을 돌린 제약사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피라맥스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던 신풍제약은 지난 14일 임상 3상 실시 국가를 변경했다. 러시아를 제외하고 콜롬비아를 새롭게 추가했다. 

신풍제약 측은 "러시아는 해당 국가의 국제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임상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돼 콜롬비아로 임상 대상 국가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종근당도 급성췌장염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으로부터 나파벨탄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고, 러시아에서도 임상 3상을 실시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임상 대상 국가 중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국가별 임상 대상 환자 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 브라질, 인도 등 다른 국가 인원을 조정하는 등의 대응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포함돼 있다. 현재 약물 투약은 완료된 상태여서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백신 투여 대상자들의 혈청만 받아 분석하면 되는 단계"라며 "게다가 우크라이나 임상 참여자 수는 99명으로, 임상시험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큰 변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 제약사들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기업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간 갈등이 극도로 치닫을 경우 수출길이 막히는 것을 물론 각종 제재도 생길 수 있다.

실제 미국을 필두로 러시아에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제품의 수출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경제 및 무역 제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의약품 수출을 비롯해 원재료 수급 등에도 비상이 걸릴 수 있다. 한미약품, 보령제약, 대원제약 등 상당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러시아에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찻잔 속 태풍'으로 이번 사태가 조기에 종료되는 것"이라며 "그러나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해당 국가를 비롯해 유럽, 미국 등을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이라며 "또 국제 사회가 러시아를 대상으로 각종 경제, 정치적 제재를 가할 경우 수출은 물론이거니와 원료 수급과 같은 예상치 못한 타격이 있을 수 있어 이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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