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제약사 줄줄이 '감원'···한국 사업부 '불안'
길리어드 이어 화이자·로슈·아스텔라스 강행···실적 악화·비대면 마케팅 확대 영향
2022.03.15 06:5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제약사 임직원들이 해고 불안에 떨고 있다.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본사의 감원 소식이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마케팅이 늘어나고, 보고 체계가 달라지면서 단순 영업직 사원뿐만 아니라 관리 임원들도 대상에 오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14일 제약계에 따르면 길리어드가 뉴저지주 모리스 플레인스에 근무하는 직원 114명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다.
 
노동자 조정 및 재교육 통지를 통해 길리어드는 114명의 직원을 오는 4월 22일, 9월 30일, 12월 21일 총 3회에 걸쳐 정리해고 진행하게 된다.
 
모리스 플레인스는 지난 2020년 길리어드가 항암제 ‘트로델비’를 확보하기 위해 210억달러에 인수한 ‘이뮤노메딕스’가 있는 곳이다.
 
제약계에선 이번 정리해고가 트로델비의 실망스런 임상결과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길리어드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빅파마의 본사 차원 감원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구조조정을 발표한 제약사는 화이자를 비롯한 로슈, 바이오젠, 아스텔라스 등이다.
 
먼저 코로나19 백신과 경구용 치료제로 대규모 수익을 올린 미국 화이자가 영업 방식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판매직 사원을 대폭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화이자 측은 “코로나19로 접촉을 꺼리는 의료진과 보건의료 종사자들을 고려했다”면서 “혁신적인 바이오제약사로 진화, 디지털화하는 세계에서 의료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는 방식을 발전시켜가고 있다”고 취지를 전했다.
 
지난해 글로벌 차원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 로슈는 400명에 달하는 직원이 사직했다. 감원을 통해 향후 신약 개발에 보다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로슈 역시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영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영업부 인력 70여명의 20% 수준이다.
 
지난 2018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일본의 아스텔라스제약도 지난해 하반기 조기 퇴직자 우대제도를 통해 인건비 줄이기에 나선 바 있다. 
 
계열사인 아스텔라스 파마코, 아스텔라스 그린 서플라이 소속 직원 450명이 대상이다. 12월까지 대상자를 선정한 이곳 회사는 해당 프로그램을 가동중이다.
 
바이오젠은 최근 알츠하이머치료제 담당 사업부 임직원 100여명이 퇴사했다. 해당 부서 인력의 3분의 2에 달하는 인원이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연간 약 5억달러(한화 약 6075억원)의 비용절감 조치 시행의 일환으로 구체적인 해고 직원 수와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제약계에선 국내에서도 영업부서를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 산업 전반적으로 비대면 전환 흐름, 인공지능(AI) 기술, 영업대행사(CSO) 등장 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정리해고 바람이 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박기일 위원장은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더라도 회사들의 매출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산업 규모는 계속 커지는데 인력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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