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JW중외·종근당·대원·삼일제약 등 호재
韓, 세계보건기구 WLA 등재…베트남 진출 제약사 불이익 해소 등 기대
2023.11.06 05:51 댓글쓰기

우리나라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우수규제기관 목록(WLA)에 등재됨에 따라 베트남 진출 국내 제약사들이 날개를 달게 됐다.  


그동안 제약사들은 한국이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회원임에도 불구하고 WHO SRA(Stringent Regulatory Authority)에 포함되지 않아 의약품 수출시 불이익을 겪어야 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WLA 등재로 HK이노엔, JW중외제약, 종근당, 대원제약, 삼일제약, 신풍제약, 광동제약 등 베트남 진출 제약사들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WLA는 UN 산하기관 의약품 조달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우수규제기관 목록인 SRA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WHO가 각 의약품 규제기관의 규제시스템 및 업무 수행 능력을 기준으로 기관 목록을 선별한 것으로, 안전하고 품질 높은 의료 제품의 접근 및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0조6600억원 규모를 형성하며, 중국을 대체할 정도로 큰 시장으로 꼽히지만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우리나라가 SRA 미포함 국가이기 때문에 의약품 규제 시스템 수준이 낮다고 여긴 베트남 정부가 의약품 입찰 시장에 참여할 기회를 제한하거나 까다로운 베트남 의약품 심사 시스템을 통과토록 했다.


현재 국내 복제약의 경우 베트남 의약품국으로부터 허가를 받더라도 저가 입찰로 인해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은 개량신약이나 신약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러나 개량신약과 신약은 SRA 포함 국가만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WLA 등재로 국내 제약사들도 자체 개발 신약과 개량신약을 베트남 시장에 입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실제 전 세계 35개국에 진출한 HK이노엔의 국산 신약 30호 '케이캡'은 베트남 시장에서만 발이 묶여 있었다. SRA 미포함국 제품이라 허가심사 대상이 아니어서다.


HK이노엔은 베트남 의약품국에 케이캡 수출 방안을 문의했지만, "SRA 포함 혹은 WLA 등재와 같은 자격이 필요하다"는 답변만 반복해서 들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 진출에 가장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은 신약과 복합제 허가"라며 "한국은  SRA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신약이나 개량신약 인허가 신청 자체가 안 된다"고 토로한 바 있다. 


HK이노엔뿐만 아니라 JW중외제약, 종근당, 대원제약 등도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식약처의 WLA 등재는 베트남 의약품 진출 제약사들의 숙원을 해결한 것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베트남 의약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량신약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그동안  SRA 미포함 국가라 제약이 많았다"며 "이번 WLA 등재로 개량신약 수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베트남과 함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파머징 마켓'으로 불리는 동남아 국가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협회는 "WLA 등재 국가 여부를 필수적으로 확인하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남미 국가에 대한 의약품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나라가 의약품 규제 선도국으로서 지위를 강화하고 대한민국 의약품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WHO는 SRA 국가가 UN 산하기관에 의약품·백신 조달에 입찰하는 경우 WHO 품질인증(PQ) 예외를 적용해 유리한 조건을 부여하고 있는데, 향후 WLA 등재 국가에 대해서도 이와 동등한 수준의 조건을 부여할 전망이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는 "WLA 등재국에 대해서도 앞으로 SRA포함 국가와 마찬가지로 의약품·백신 조달에 입찰하는 경우 WHO 품질인증(PQ) 예외를 적용하는 등 변화가 예상된다"며 "해외에 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한 인허가 절차 등이 간소화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어 "이번 등재는 식약처의 우수성뿐 아니라 국내 의약품·백신 제조과정 신뢰도를 인정받은 고무적인 결과"라며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국내 규제 우수성과 향후 협력을 통해 국민건강 시스템 강화 및 혁신 의약품 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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