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오너 2·3세 새 패러다임 선도 '제일약품'
신약개발 '온코닉테라퓨틱스' 성과 주목···일동→유노비아·동구바이오→로프티록
2023.11.29 05:53 댓글쓰기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영업마케팅 사업과 R&D 분리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이는 신약을 포함 연구개발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약가인하 등 시장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 일환이다. 물론 국내에서 아직까지 중견 제약사들 중 자회사의 신약개발 등 성공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 자회사 성과가 구체화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오너 3세가 대표를 맡으면서 독자적으로 추진,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일약품이 국내 제약계에 새로운 이정표이자 연구개발을 위한 '新동력' 법인 설립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일약품에 이어 최근 가장 이목을 끌고 있는 일동제약, 그리고 동구제약에서 사명을 바꾸며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동구바이오제약의 2세 연구개발 자회사 현황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제일약품(대표 성석제) 자회사가 개발 중인 국산 신약이 품목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자스타프라잔’이 내년 허가될 경우 대웅제약 당뇨병 신약 엔블로에 이어 국산 37호 신약에 오르게 된다. 


한상철 사장 주도 개발 '자스타프라잔', 내년 국산신약 37호 등극여부 촉각


오너 3세 한상철 사장이 천명했던 R&D 투자, 신약개발 강화 기조에 업계에선 적잖은 우려가 있었지만 신약 성과가 가시화 되면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대표 성석제)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자스타프라잔이 허가심사를 받고 있다.


특히 제일약품은 해당 신약 성과를 토대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내년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제일약품은 오너 3세인 한상철 사장이 성석제 대표와 중복되지 않은 분야인, R&D에 적극 투자해 왔다. 한 사장이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R&D 강화’, ‘글로벌 기업’을 천명하면서 투자액도 크게 늘었다.


때문에 회사 규모는 성장했지만 막대한 R&D 투자에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에 한 사장을 주도로 지난 2020년 신약개발 전문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라는 별도 R&D 법인을 세웠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 이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자스타프라잔'과 표적항암제 'JPi-547' 등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자스타프라잔은 품목허가 단계 신약으로 내년 허가가 목표다.


여기에 금년 3월 중국 제약사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을 통해 제일약품 창사 이래 첫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총 1억2750만 달러(한화 약 16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제일약품이 3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재무상황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3분기 누적 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무려 3년 만에 흑자전환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성과를 토대로 기술성 평가를 받고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상장할 경우 신규 투자 자금을 확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설 수 있고 재무상황 개선도 기대된다. 


만약 한상철 사장의 아웃소싱 연구개발 자회사의 성공이 구체화된다면 기존 제약사들에서는 찾기 어려운 사례로 인정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 국산 37호 신약 등극과 함께 오너 3세가 자회사를 통해 신약개발 성과를 내는 이니셔티브(창시)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동 윤웅섭 신약개발社 '유노비아' 분할···동구바이오 조용준 투자社 '로프티록'


최근 몇 년 새 오너 2, 3세 중심의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및 투자 등 별도 법인 설립 사례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다.


일동제약(대표 윤웅섭)은 지난 11월 1일 R&D 기반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YUNOVIA)를 물적분할 설립했다. 신약개발 전문화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한 목적이다.


일동제약은 오너 3세인 윤웅섭 회장을 중심으로 수 년간 공격적인 R&D 투자를 통해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로 인해 인적 구조조정 등 적잖은 출혈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타개책으로 일동제약은 최근 R&D 자회사 유노비아 설립을 통해 모회사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R&D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코자 한다. 


회사 관계자는 “그 동안 많은 투자를 해온 만큼 이익 실현과 연구개발(R&D) 분야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기술이전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분할 설립된 유노비아는 ▲대사성 질환 ▲퇴행성 질환 ▲간 질환 ▲위장관 질환 ▲안과 질환 등의 분야에서 6~7개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2형 당뇨와 비만 등을 겨냥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 파킨슨병 치료제로 'ID119040338'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이 만든 R&D 역량을 이어 출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유망 파이프라인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가진 R&D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구바이오제약(대표 조용준)은 오너 2세 조용준 대표를 중심으로 출자 설립된 신기술 사업 투자 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1년 동구바이오제약이 100% 출자한 자회사로, 바이오텍·플랫폼·혁신기술기업 중심의 투자활동,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설립 등의 업무를 영위한다.


사업모델 다변화 차원에서 바이오텍 등 투자를 통해 모기업과 시너지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 회사 설립 목표다. 차별적 경쟁우위 확보라는 전략 아래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제약사 오너 2세 중 단연 돋보이는 행보다. 신약개발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신약개발 회사에 투자하는 등 활동도 가능하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타회사 지분 투자가 꽤 된다. 뷰노, 지놈앤컴퍼니, 바이오노트 등에도 투자한 상태다. 단순히 투자를 넘어 투자회사 설립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미국 유전자치료제 기업 진에딧, 한국 AI 신약개발사 갤럭스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에 큰 비중을 투자했던 회사들은 별도 자회사를 설립한 만큼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제약산업이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투자가 이어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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