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제 처방 두 달…현장은 물음표
서울대병원 총 처방 10건 불과…'인식 저조·비용 부담' 걸림돌
2024.04.02 14:55 댓글쓰기



3세대 신약으로 불리는 디지털 치료제(DTx)가 올해 초 처방을 시작한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현장 반응은 미지근한 분위기다. 


27일 데일리메디가 국내 최초로 디지털 치료제 처방을 시작한 서울대학교병원 처방 건수를 조사한 결과 총 10건에 불과했다.


국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아온 점과 비교하면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아직까지 연구 목적 처방이 절대적인 만큼 의미를 부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 치료제(치료기기)란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또는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 치료적 중재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반 디지털 헬스케어와는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는 에임메드 '솜즈(Somzz)'와 웰트 '웰트아이(웰트-I)'가 디지털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이 중 솜즈는 금년 1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솜즈는 만성 불면증 환자를 위한 표준치료법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CBT-I)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한 디지털 치료제다.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 관리가 중요한 현대 시대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병원을 매일 방문하지 않아도 진료와 다음 진료 사이 기간 집에서 모니터링, 관리, 교육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하지만 이 같은 이점에도 현장 분위기는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실제 서울대병원이 솜즈를 처방한 건수는 10건에 불과하다. 서울대병원에 이어 2월 1일부터 처방을 시작한 세브란스병원도 집계가 어렵다고 전한 상태다.



에임메드가 개발한 솜즈.

디지털 치료제가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는 ▲규제로 인한 시장 진입 한계 ▲안정성 및 효용성 검증 어려움 ▲보험과 지불 문제 등이 거론된다.


특히 이중에서도 환자들의 낮은 접근성을 강한 원인으로 꼽힌다.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중인 A기업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제는 선별급여 또는 비급여 중 하나를 선택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선별급여로 시장에 진입한다고 해도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90% 수준이니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솜즈의 경우 환자가 부담해야하는 비용은 20~25만원 수준이다. 기존 인지행동치료 비용이 50~60만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절반에 그치지만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환자들의 저조한 인식도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또 다른 B기업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제는 처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는 환자가 적다. 가뜩이나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환자가 이 제품을 사용하고 싶다는 인식도 없어 상용화에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의사 역시 디지털 치료제를 100% 신뢰하지 않다 보니 의사 자체 처방률이 낮은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싸늘한 분위기에 지난해 식약처 허가를 받은 솜즈와 웰트 이후 1년여가 지나도록 다음 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A기업 관계자는 "새로운 분야인 만큼 시장이 성장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여전히 디지털 치료제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가 여전히 약하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적극적으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 연구 목적 처방이 절대적인 만큼 유의미한 의미를 부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대병원에서 솜즈를 처음 처방한 이유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솜즈의 경우 실제 진료 환경에서 효과성, 순응도 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 목적 처방을 내리고 있어 처방 건수로 환자나 의료진 수요도를 설명하기에는 시기상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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