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와 관동대가 가까스로 전주예수병원 및 광명성애병원과의 협약을 통해 임상실습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를 바라보는 의료계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서남대의 경우 부속병원이 현실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전주예수병원과 협약을 맺고 임상실습 교육을 의뢰했다.

관동대 역시 명지병원과 결별 수순을 밟으면서 협약을 체결하고 광명성애병원에서 임상실습 교육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의과대학들은 현재 학교법인 부속 및 협력병원에서 임상실습이 이뤄져 왔으나 해당 의대교수가 없는 곳에서 교육이 이뤄지는 사례는 드물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임기영 단장은 “최근 서남대나 관동대가 의대생들의 임상실습을 예수병원과 성애병원으로 내보내겠다고 했다”면서 “이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다. 의평원에서는 개인병원과 협약을 맺어 실습하는 것을 정상 교육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임 단장은 또한 “기존에 받았던 인증까지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표명을 했으며, 관동대에도 공문을 보내놓은 상태”라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개인병원과의 협약에 따른 임상실습 교육은 형식적으로 가능하다.

대학설립운영기준에 따르면 의과대학을 가지고 있는 대학의 경우 부속병원을 직접 갖추거나 교육에 지장이 없도록 인턴과정 수련병원 지정기준에 충족하는 병원에 위탁해 실습할 수 있다.

서남의대 박종천 학장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하겠다는 것인데 이조차 막겠다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면서 “전주예수병원 의료진 가운데 역량이 갖춰진 인재를 전임교원으로 채용, 학점 부여권을 줄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임의 협약만으로 이뤄지는 교육병원 역할에 대해 고개를 젓고 있다. 이번 임상실습 문제가 인정될 경우 향후 서남 및 관동의대 사례를 악용할 수 있으며 질(質) 담보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또한 교육장 변경 인가 없이 추진되는 모양새인 가운데 임상과 이론이 분리된 형태는 의학교육의 상식을 벗어난다는 목소리다.

한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김병수 전문위원은 “의학에서 실습교육을 할 때 이론을 안 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이론과 실습이 분리가 안 된다. 이번 협약 병원에서 임상실습교육이 가능할까 의문이 드는 부분”이라고 피력했다.

이처럼 의과대학만의 특수성으로 법망의 사각지대가 되는 부분을 향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아주의대 허윤정 교수는 “의대는 대학과 병원의 특징을 둘 다 가지고 있다. 전문적인 관리 감독이 가능하냐는 것이 문제다. 이에 따라 묘한 사각지대가 생겼다”면서 “이 부분을 아우를 수 있는 제도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