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유통업체도 제약사처럼 '양극화' 심화
상-하위권 대비, 중소업체들 고전 역력···일련번호제 시행 '직격탄'
2017.04.17 05:41 댓글쓰기

의약품유통업체들의 대형화 추세가 가속되며 업체 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오는 7월 의약품유통업체까지 확대 시행되는 의약품 일련번호 제도와 맞물려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언론을 통해 자주 언급되고 있는 국내 제약사 간 양극화 현상이 의약품유통업계에도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의약품유통업체는 지오영과 백제약품 두 곳으로 나타났다.


의약품을 생산·판매하는 제약사 중에서도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곳이 유한양행, 녹십자 두 곳임을 감안할 때, 의약품유통업 시장의 외형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경영실적을 공개한 전체 의약품유통업계 매출이 2015년 대비 13%가량 성장한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오영은 지난해 1조20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9.67% 성장,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지오영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백제약품 또한 지난해 1조2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8% 증가한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 뒤를 쥴리파마코리아(8894억원)와 선두 지오영그룹의 계열사인 지오영네트웍스(7054억원)이 따르는 모양새다. 상위 4개 업체의 전년 대비 평균 성장률은 18%를 넘어선다.


반면 중하위권의 연간 1000억원~30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하는 유통업체들은 고전하는 모습이다.


서호메디코·신영약업·유니온팜·남산약품·소망약품 등은 전년 대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매출신장을 이뤄낸 업체들도 상위권의 성장률을 크게 밑돌았다.


이 같은 현상은 자금력을 앞세운 상위권 업체들이 대형 물류센터를 건설하는 등 선진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며 나타나고 있다. 의약품을 공급받는 병원이나 약국에서도 대형화된 업체 한두 곳으로부터 다양한 품목을 공급받는 것이 편리하다는 점도 양극화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부터 의약품유통업체로 확대 시행되는 의약품 일련번호 의무적용이 이 같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소 유통단위에 일련번호를 부착해 제조·수입·유통·사용 등 전 단계에서 이력추적과 관리가 가능토록 하는 제도 시행 목적에는 동의하지만 강제 적용이 영세한 유통업체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열린 국회토론회에서 현준재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일련번호대책 TF팀장은 “현재의 계획대로 표준없이 의약품 일련번호 의무화가 적용될 경우 대형 유통업체들은 설비투자와 인건비 상승을 감당할 수 있겠지만 영세한 유통업체는 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