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치르는 중소병원, 간호조무사로 숨통을…'
2006.09.04 21:51 댓글쓰기
지방 소재의 한 중소병원. 얼마 전 규정에 부합하는 간호사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입원하고 있는 환자를 다른 병원에 전원시키거나 심지어는 퇴원시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최근에 두드러지고 있는 간호 인력 이탈과 수급 문제가 이처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4일 국회도서관에서는 ‘병원의 간호서비스 확충을 위한 간호조무사 인력의 활용방안’에 대한 정책토론회[사진]가 진행됐다.

토론회에서 나온 한결같은 주장은 해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간호 인력이 쏟아져 나오지만 막상 의료기관에서는 간호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잠정 추계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급성기병상 1병상당 간호사수는 0.21명으로 3교대 근무형태를 감안할 때 1병상 당 담당 간호인력은 0.07명으로 간호사 1인당 14병상을 담당하는 셈이다.

그야말로 중소병원들은 간호 인력난과의 전쟁 중이다.

전국중소병원협의회 정영호 총무이사는 이날 “지방 소재의 중소병원들은 간호사를 채용하고 싶어도 채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간호사 정원의 일부를 간호조무사 인력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영호 총무이사는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성향이 확산됨에 따라 최근 초대형 병원화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며 “그 결과 최근 중소병원의 의료서비스의 중증도는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여기에는 대형병원의 증축 경쟁, 간호등급제의 정책 효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노인요양병원의 간호사 수요 증가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병원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간호 인력 부족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으며 중소병원으로서는 간호 인력 가산제 또한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정영호 총무이사는 “이렇듯 중소병원 병상의 운영 형태를 비춰볼 때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간호사 인력을 제외하고는 간호조무사 인력의 역할이 중소병원에서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재활, 요양, 낮은 중증도 질환의 간호는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요한다기보다는 간병이나 수발 같은 육체적, 노동적 서비스를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영역이라는 것.

그는 “필수 간호사 정원을 정하고 그 초과 인력분에 대해 간호조무사 인력을 대체해야 한다”며 “업무가 중증도가 낮고 수발 서비스를 보다 많이 필요로 하는 중소 규모의 병원에 한해 적용하자”고 피력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양기화 연구조정실장은 이날 “병원에서 간호사 채용에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유휴간호사 인력을 흡수해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기화 연구조정실장도 “현재 간호사만으로 간호인력을 확충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의 열악한 간호서비스를 확충하기 위해 간호조무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고 제시했다.

그는 특히 “간호조무사는 환자 간호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교육받아 간호와 진료를 보조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고 있으므로 이들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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