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인력 간호조무사로 대체…'말도 안돼'
2006.09.05 02:32 댓글쓰기
“중소병원 경영난 극복을 위해 간호사대신 간호조무사로 대체하겠다는 주장은 OECD국가 중 병상당 간호사 비율이 최저인 현실을 더욱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과 다름없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진행된 ‘병원의 간호서비스 확충을 위한 간호조무사 인력 활용방안’에 대한 긍정 검토가 이어지자 대한간호협회측이 즉각 반발하고 나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김명애 이사는 5일 간호조무사 대체 활용에 대해 “단순히 ‘할 수 있다’와 ‘할 자격이 있다’는 큰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김명애 이사는 “보건의료서비스는 훈련된 보건의료인력에 의해서 제공된다”고 운을 떼고 “유일하게 간호조무사만은 사설 민간학원에서 1년간 양성된 인력으로서 이는 국민의 건강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종합병원 이상에서의 간호조무사가 주로 맡고 있는 업무는 외래 환자 진료보조이며 환자호명, chart준비, 환자 안내 등 직접 간호가 거의 없다고 짚었다.

김명애 이사는 “간호등급 가산제는 입원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진 최소한의 규정”이라고 강조하면서 “향후 직접 간호는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정규교육의 틀 안에서 교육받은 면허자만이 의료인으로 활동하고 인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간협은 간호등급제에 간호사 대신 간호조무사로 대체했을 경우 중소병원의 경영적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협 한 관계자는 “한 마디로 말도 안된다”고 못 박으며 “인력이 부족하다고 원칙을 무시하면 다른 부문의 전문자격도 똑같이 적용되도 상관없는 것이냐”고 말했다.

당초 간호등급 가산제의 목적은 경영합리화가 아닌 병원 서비스 수준 향상이라는 게 뼈대다.

“이미 일부 병원에서는 간호등급가산제 시행 이전부터 간호조무사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간호조무사가 간호등급제에 산정되는 인력으로 들어간다면, 별도의 추가인력 투입없이 간호등급 가산금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왜 간호사를 입원진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며 지금도 부족한 건강보험재정에 위협을 줄 소지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간협 한 관계자는 이날 “중소병원은 기업구조상 중소기업에 해당되고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다”며 “미봉책이 아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선결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료 기관에서 토로하는 간호 인력의 부족 현상은 단순히 간호 인력의 숫자가 부족해서가 아닌 활용 방식과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간협측은 “현재 숫자적으로는 간호사는 부족하지 않다”며 “간협에서는 유휴인력을 의료시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전국 지부와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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