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있는 간호사들은 어쩌고?
2007.01.12 02:47 댓글쓰기
‘말 많고 탈 많았던’ 간호등급가산제 도입을 앞두고 중소병원협의회가 “인도, 필리핀 등으로부터 간호 인력을 수입해야 한다”고 제안하자 간호협회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간호협회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유휴 간호인력만 해도 7만명에 이르고 있다”며 “유휴 간호 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어떠한 대책도 없이 다른 나라에서 간호 인력을 수입해야 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간호 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낮아질 것”이라면서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데다 이들을 교육시키는데 필요한 인력과 비용은 과연 어디에서 창출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간협 간호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현재 우리나라 간호사는 모두 22만5385명으로 이중 36.8%인 7만5362명이 무직 상태인 ‘유휴 간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이런저런 이유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다 보니 배출된 간호사는 많은데 병원에는 없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중소병원협의회 정인화 회장이 최근 “심각한 간호 인력난으로 병동 간호사를 고용할 수 없어 몇몇 병원에서는 병동폐쇄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간호인력 고용의 심각성을 피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간협은 “현재의 간호사 수급난은 단지 간호사 수가 부족해 생긴 것이 아니라 간호사는 많지만 의료현장을 떠난 유휴 인력이 많다는 데 문제의 본질이 있다”고 꼬집었다.

간협은 “현재 중소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평균 월 120~140만원의 월급을 받으면서 2교대에, 야간 근무까지 감행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느 누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겠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다.

간협은 때문에 “현재의 간호사 문제는 새로운 간호 인력을 배출해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이미 면허를 갖고 있는 간호사를 현장으로 다시 끌어내는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협 관계자는 "그러기 위해서는 3교대로 근무조건이 열악한 간호사들의 ‘임금’과 ‘처우개선’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아울러 “재취업을 유도하는 등 유휴 간호사들의 활용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민관합동으로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게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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