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계 '간호진단 허용' 뜨거운 감자
2007.01.30 03:08 댓글쓰기
보건복지부가 29일 의료법 개정안 발표회를 열기로 했던 것을 의사ㆍ한의사들의 강력한 반발로 전격 연기하면서 의료법 개정이 전 의료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 가운데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간호진단과 관련,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조자)는 29일 “간호진단에 대한 법적인 명시는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면서 “간호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라도 간호진단을 포함한 부분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간호협회 기획정책국 조미영 부장은 “의사들의 진료 영역을 월권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결코 안된다”면서 “그 동안 직역간 업무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발생했던 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라고 강조했다.

현재 의협은 “간호사 관련 규정 가운데 간호사 업무에 대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간호진단이 포함됐다”며 “제40조(간호사업무)에 ‘간호진단’이 삽입된 점은 의권의 침해는 물론 국민건강에도 막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면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만약 수술이라는 긴박한 상황에서 의사의 지도권이 훼손되면 원만한 시술이 어렵다고 판단,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로 읽힌다.

이와관련, 간협 조미영 부장은 “간호진단에 대해 의사협회가 혹시 의학적 진단과 혼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간호진단은 환자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의학적 진단에서의 '진단'과는 의미 자체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때문에 “9차 의료법전문개정회의 결과 자료는 현재 의료법과 크게 다른 점이 없으며 간호사들이 의사들의 진료 영역을 침범할 의도는 더더욱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간호계는 이미 1950년대에 들어 전문직으로서 간호사의 기능을 한층 더 성숙시킬 수 있도록 간호진단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시대적 조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임상현장에서 간호진단의 체계적 사용은 미흡한 실정이었다”고 꼬집었다.

간협 한 관계자는 또 “간호법과 관련, 의사협회는 굳이 간호법을 독립 제정할 필요없이 개선이나 보완할 점은 현행 의료법을 개정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이제와서는 의료법 개정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간호조무사협회와의 갈등도 예사롭지 않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 역시 해당 직능별 업무를 규정한 개정안 제40조와 제119조에 따른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간호조무사들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진료 보조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이번 개정안에서 이들의 업무를 ‘간호 보조 업무’로 국한한 것에 반발, 진료 보조 업무를 명시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어 간호사들과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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