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0명중 9명 언어폭력에 멍들어'
2007.02.05 22:28 댓글쓰기
반말, 위협하는 말, 무시하는 말 등의 언어폭력으로 간호사 10명중 8명은 사직을 생각한 적이 있고 그 중 6~7명은 근무부서를 옮기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권혜진 교수팀은 병원간호사회 정기총회에 앞서 전국 의료기관 간호사 23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언어폭력 실태 및 C 대학병원의 간호사 91명의 진술 내용을 분석한 결과 5일 이같이 주장했다.

81.1%의 간호사들이 언어폭력으로 사직을 생각한 적이 있고, 65.1%의 간호사들이 언어 폭력으로 근무부서를 옮기고 싶다고 답한 부분은 실제로 눈여겨봐야 할 대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언어 폭력 경험으로 인해 사직을 고려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무려 1700여명(81.1%)의 간호사가 그렇다고 답해 언어폭력이 사직 및 근무부서 이동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혜진 교수는 “의료기관 내 간호사가 겪는 언어 폭력의 문제는 점점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며 “이는 간호사 개인과 의료기관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의료사고 개연성 증가, 사기 저하, 직무 만족 저하, 직무 안정성 저하, 생산성 저하, 업무량 증가, 실수 증가, 법적 소송 증가, 이직 증가, 간호인력 부족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근무 중에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상자의 90.6%에 해당하는 2095명의 간호사가 언어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내 간호사에게 언어 폭력을 주로 행한 가해자와 관련해서는 환자 보호자라고 대답한 간호사가 1398명(66.7%)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1327명(63.3%)이 환자라고 답했다.

의사 1202명(57.4%), 약사 67명(3.2%), 간호조무사 35명(1.7%) 등을 가해자로 답한 간호사도 상당수였다.

권혜진 교수는 “간호사를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는 보호자와 환자의 잘못된 인식은 아직까지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꼬집고 “더욱이 간호직을 전문직으로 여기지 않는 의료기관 내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사가 경험한 언어폭력의 원인을 살펴보면 언어폭력의 원인 1순위에 대해 ‘환자나 보호자가 질병과 관련된 신체적, 정서적 고통을 간호사에게 화풀이 한다’고 응답한 간호사가 624명(29.8%)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언어폭력의 가해자 부분에서 보호자나 환자가 간호사를 화풀이의 대상으로 생각해 간호사에게 언어폭력을 행한다는 간호사들의 주장은 기존의 문헌에서 찾기 어려운 언어폭력의 원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라고 권혜진 교수팀은 해석했다.

이에 “연구 과정에서 간호사는 동네북이라고 표현한 어느 대상자의 말처럼 국내에서 간호사가 언어 폭력에 노출될 위험은 상당히 높다”면서 “간호직을 전문직으로 보지 않는 인식 개선을 위해 보호 장치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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