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병원대로 의원은 의원대로 숙제'
2007.04.12 03:37 댓글쓰기
“대형병원들은 원가 보전이 거의 되지 않는 상황에서 병원 눈치보랴 국가 눈치보랴 힘든 환경에서 감염관리를 하고 있다. 거기다 의원급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규모가 작어서 감염관리전문가를 둘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내 1호 감염관리전문간호사로 최근 자신이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SCI에 등재되는 쾌거를 올린 삼성서울병원 윤성원 감염관리전문간호사[사진]는 10년 넘게 감염관리실에서 근무하며 느낀 소회를 이렇게 토로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감염관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며 제도적 뒷받침을 강조했다.

윤 간호사는 “반코마이신내성장구균(VRE) 경우만 보더라도 완전 격리를 위해 환자를 1인실로 옮겨야 하는데 그 비용은 하나도 보상이 되지 않는다”며 “또한 마스크, 장갑, 가운, 소독제 등의 비용도 전혀 받을 수가 없다”고 감염관리를 위해서는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적했다.

특히 윤 간호사는 현재를 ‘과도기’라고 규정하며 “장기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염관리가 미흡해 확산된 이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할 비용과 현재 확산 자체를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 장갑 등 원가 보상을 해주는 비용 중 어느 것이 더 큰 손해일지를 평가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간호사는 “외국에서는 의원급은 물론 화상 응급 환자가 많은 소방서 등도 철저하게 감염관리를 한다”며 “규모가 작기 때문에 자기네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감염관리전문가 1인에게 정기적인 컨설팅을 받는다”며 과도기를 거친 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1996년 미국 CIC에서 감염관리전문가 자격증을 획득, 국내 1호 감염관리전문간호사가 된 윤 간호사는 ‘전문간호사’ 제도에 대해 “의사의 영역이 아닌 간호사들의 역할에서 보다 전문화된다는 것”이라며 “의사와 간호사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때, 전문간호사가 장갑과 마스크 착용 등의 교육을 실시해 의료인 감염을 줄일 수 있었던 것처럼 의사의 역할이 아닌 곳에 전문간호사로 폭넓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인터뷰 내내 윤 간호사는 “간호사가 SCI에 등재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 주목을 받지만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한 일”이라고 강조하며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감염관리실 운영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알려 제도 마련이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