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 정원 확대했지만 지방 중소병원 '그림의 떡'
간호인력 확보 효과 '미미'···급여·후생복리 등 좋은 대형병원 쏠림 지속
2019.06.20 05:1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지방 간호인력 수급을 위한 간호대학교 정원 확대가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가 오히려 의료서비스 질을 떨어뜨린다는 의견이 나왔다.
 
모집 정원은 약 2배로 확대됐지만 지역 간 차이는 여전하며, 특히 의료기관 규모에 따른 간호사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전국적으로 여전한 상황이다.
 
대형 의료기관에 간호사들이 몰리는 이유는 근로환경 및 처우가 가장 주된 이유로 꼽혔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실시하는 대형병원에서는 간호 수가로 급여 등 처우가 비교적 좋기 때문에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간호사회에 따르면 현재 부산지역 16개 간호학과 입학생은 6000명이 넘고 한 해 졸업생은 1600명에 달한다.
 
부산시간호사회 관계자는 “부산지역 대학병원 4군데에서 간호대 졸업생 200~300명을 뽑고 나머지는 대부분 수도권 병원으로 간다. 결국 지역 중소병원은 신규간호사를 구경조차 못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결국 중소병원은 대형병원에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학생을 잠깐동안 쓰는 판국”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 간호사 18만5853명 중 10만8675명은 종합병원 이상 규모 의료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계됐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간호대학이 많은 경북에서 대구, 부산, 울산 등의 지역으로 간호인력 유출이 많다. 특히 충북에서는 간호대학생 10명 중 8명이 타지역에 근무하고, 강원도에서도 10명 중 7명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간호인력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는 대형병원 부재가 꼽힌다.

상급의료기관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고 특히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통해 간호수가를 받을 수 있는 대형병원이 지방 중소병원보다 간호사 처우 및 후생복리 등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부산시간호사회 관계자는 “고려병원 등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全) 병동에 시행하는 병원의 경우 간호사 처우와 근로환경, 연봉이 괜찮아 이직률이 낮다”고 밝혔다.
 
이숙자 광주시간호사회장은 “서울대학교병원 등에 비해 수습직 기간이 3개월 이상으로 긴 것 또한 학생들이 지방병원을 기피하는 이유”라며 “초봉, 분만휴가, 휴직 등 업무환경 등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간호대학교 모집 정원 확대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을 뿐더러 의료서비스 질 저하라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숙자 회장은 “간호학과 모집 정원을 늘린 후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의지가 낮아진 것이 교육 현장에서 느껴진다. 이는 의료서비스 질 저하와 직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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