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없이 근무 격리병동 간호사, 코로나19 '감염'
확진 위험 낮은 의심환자 관리, '감염 위험 높은 선별진료소 지원 절실'
2020.03.09 12:1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정부 차원에서 물량 부족을 이유로 선별진료소 의료진에 방호복 사용을 제한하는 가운데 감염 위험이 보다 적은 코로나19 의심환자 격리병동에서 방호복 없이 일하던 간호사가 감염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간호사 노동조합 행동하는 간호사회에 따르면 최근 대구지역 병원에서 병원 및 국가 지침에 따라 방호복 없이 격리병동에서 일하던 한 간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선별진료소보다 의료진 감염 위험도가 낮은 격리병동에서 간호사 감염이 발생하면서 선별진료소 의료진에 방호복 사용 제한을 권고한 정부 지침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대구지역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확진자 병동은 아니고 격리 환자를 보는 병동에서 간호사가 레벨D 방호복 없이 소위 마스크, 가운 등 5종세트만 입고 간호하다가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간호사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상황에 간호사들은 격리병동에서도 레벨D 방호복을 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본의 한 감염병 전문가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도 방호복 착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국내, 특히 대구처럼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많은 상황에서 레벨D 방호복과 같은 한정된 장비는 제한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격리병동에서도 의료진 감염 위험이 있지만 방호복 착용을 하지 않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선별진료소는 다르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받는 과정에서 환자가 기침 등을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장 의사 및 간호사는 에어로졸로 감염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해당 간호사는 “선별진료소 다음은 확진자 병동이다. 선별진료소와 같이 감염 위험이 높은 곳에서도 방호복 착용을 하지 않는데 확진자 병동은 어떠냐는 수순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 “대구에 확진자의 70~80%가 모여있는 만큼 물품도 비례해서 공급돼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다른 지역에서 만일의 경우를 위해 비축해 둔 방호복 등 보호물품이 있다면 대구에 지원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행동하는간호사회는 “간호사들은 병원에서 ‘물품이 부족하다’ 는 얘기를 계속 들으면서 아껴 쓰라는 압박과 더불어 1회용 방역물품을 재사용하라는 지침까지 받고 있다. 부족한 물품을 아껴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보다 물품을 아끼는 것이 우선은 아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증 확진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는 인공호흡기 관리, 산소호흡기 모니터, 환자 가래 뽑기, 체위 변경, 식사, 기저귀 갈기, 대소변 처리 등 격렬한 노동을 하며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이런 간호사들에게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방역장비를 지급하였을 경우 의료진 감염 사례는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기저질환이 많고 면역이 약한 환자들과의 접촉이 잦은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환자들에게 감염되어 그 여파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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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합시다 03.09 15:09
    tv에서는 모든 사람이 방호복 입더만..정작 환자앞에서 못입는 것은 말이 안되지. 병원에 우선지급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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