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자' 응시 불가 의료인 국시···반발감 커져
수능과 형평성 논란 등 청와대 국민청원 5000명 넘어
2020.11.24 11: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올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확진자 뿐 아니라 자가격리자 또한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 방침에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를 위해 별도의 수험장을 마련해준 수능 및 중등임용고시 등과 달리, 의료인 국가시험(국시)은 별도의 조치 마련 없이 자가격리자까지 배제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국시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확진환자와 의사환자 및 감염병 의심자 등 방역당국으로부터 입원치료통지서 또는 자가격리통지서를 받아 격리 중인 자는 올 하반기부터 보건의료인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없으며 시험장 출입을 금한다”고 공지했다.
 
국시원은 오는 28일 1급 응급구조사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간호사 등 다양한 직역의 국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1년 22일 간호사 국시가 예정된 간호대생들은 국시원의 이 같은 조치에 강력한 반발 의사를 보이고 있다.

22일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1년에 한 번 있는 국가시험을 자가격리자까지 무조건 응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침은 무책임하다”며 “국시원은 응시불가가 아닌 다른 대안을 수립하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학교뿐만 아니라 병원 실습까지 가야 하는데 응시자가 조심한다고 자가격리를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중요한 시험을 운에 맡겨 불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싶지 않다”며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해 집에만 있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든지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내년 간호사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간호학과 졸업예정자라고 밝힌 청원인이 '의료인 국가시험에 대해 청원한다'는 제목으로 청원글을 게재했다.
 
청원인은 "간호사 국가고시는 1년에 한 번 진행되는 중요한 시험으로, 통과하지 못하면 학생들은 1년을 또 기다려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1.5~2단계로 학교와 실습 모두 정상 운영되는데 응시생이 이동하는 동선 안에서 확진자와 겹쳐 시험을 응시하지 못하는 것은 응시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간호학생들은 미리 취업한 상태에서 국시를 보기 때문에 시험을 보지 못하면 취업이 취소된다”며 “코로나 시국에 어렵게 이룬 취업이 취소된다면, 다시 준비해야 한다면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달 3일 진행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자가격리자는 '별도시험장'에서, 유증상자는 일반시험장 내 '별도시험실'에서 무증상자는 일반 시험장 내 일반시험실에서 응시하게 된다.
 
지난 21일 치러진 중등 교원 임용시험 역시 확진자 67명에 대해서만 응시 제한 조치가 내려지고,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응시자는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에 청원자는 “전국적인 행사라고 불리는 수능의 응시생들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보호받는데 막상 그 환자들을 보호할 의료인이 되기 위해 국시를 보는 국시생들은 왜 보호받지 못하냐”고 반문하며 “국시원은 국가고시가 단 2개월여 남은 현 상황에서 하루빨리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해 국시 응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응시료를 100% 환불해준다고 해서 해결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가 격리자는 소수 인원으로 시험을 보는 것을 건의하고, 국시원은 이에 따른 추가적인 대안과 차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응시생들의 반발에도 국시원은 행정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가격리자에 대한 추가 대처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시원 관계자는 "국시원보다 규모가 큰 산업인력공단도 자가격리자 시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구제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내년 1월 30일 국시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공지한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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