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환자 유치' 미래 먹거리 찾는 삼성서울병원
2010.12.23 22:18 댓글쓰기
정부가 신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은 해외환자 유치. 하지만 관련 국내 산업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아시아권 내에서도 태국이나 싱가포르 등에 밀려 병원계에서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는 곳이 드물었다.

때문에 해외환자 유치에도 특성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료원의 남다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다수 병원들이 높은 수수료를 물어가며 해외환자 유치 대행업체를 통해 환자를 모으거나 입소문에만 기대 환자가 오기만을 기다려왔던 것에 비해 확실한 접근전략을 가지고 해외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삼성의료원이 내세우고 있는 전략은 철저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한 ▲현지 정부와의 공식적 관계 구축 ▲현지화 ▲국내 인프라 확충 등 3가지다.

덕분에 삼성의료원이 앞으로 해외환자 유치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국내 의료관광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잇따라 외국 정부와 공식 협약 체결

삼성의료원은 최근 두바이를 비롯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카자흐스탄 알마티시 등과 공식 환자 의뢰 및 의료교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당 정부와 환자 유치를 위한 공식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삼성의료원은 최근 국내에서 큰 관심을 보이며 공을 들이고 있는 러시아와의 유대 관계부터 공고히 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시와 환자 유치를 골자로 관한 MOU를 체결한 삼성의료원은 ▲연구 및 학술 교류 ▲블라디보스토크시 의료수준 향상을 위한 상호협력 ▲삼성서울병원과 블라디보스토크 시 간의 환자의뢰 체계 등 검토하기로 하면서 양국 간의 교류를 증진키로 했다.

순수 치료목적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찾는 환자 중 러시아 환자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해외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46%)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이번 MOU체결은 러시아 공략의 교두보이자 향후 삼성의료원이 구상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에서도 큰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해외환자 유치와 관련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몽골과도 삼성의료원은 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7월 주한몽골대사관 국가차원의 의료 발전도모, 환자 의뢰 등 상호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MOU를 체결한 삼성의료원은 몽골 환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현재 삼성서울병원을 찾는 해외 환자 중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매년 방문 환자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몽골은 또 다른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삼성의료원측은 “몽골환자의 경우 현지 에이전시가 없어 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이번 MOU를 통해 방문 환자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관련국과의 직접 MOU를 통한 해외환자 유치에 탄력이 붙자 삼성의료원은 대상국 역시 다변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올 들어 삼성의료원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시를 비롯해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와도 상호 의료교류 및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삼성의료원은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카자흐스탄과 ▲의학자 교육 및 세미나, 학회개최를 통한 상호 의료기술 교류 ▲연구부문 상호 협력 ▲상호 환자의뢰를 적극 추진키로 합의하면서 환자의뢰를 통해 양자간의 교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료원측은 “카자흐스탄 의료진들이 삼성서울병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카자흐스탄 현지를 방문해 직접 의료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국가기관과의 협약 확대를 통해 아시아 의료허브 병원으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지인들의 마음을 녹여라

그동안 상대국과의 직접 교류를 통한 해외환자 유치전략을 펼쳐왔던 삼성의료원은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4월 아랍의 관문격인 두바이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중동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인 것이다.

두바이 국제공항과 신시가지, 구시가지 등으로부터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두바이 의료계의 중심부에 위치한 삼성의료원 두바이 메디컬센터는 연면적 1,106m²(334평) 규모로 6개의 진료실과 내시경실, 심장초음파실, 회복실, 처치실 등을 갖췄다.

두바이 메디컬센터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파견된 내과 교수 2명, 간호사 2명, 의료기사 1명이 상주해 현재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또 두바이 현지 아랍계 저명 의료진들을 외래 교수 형식으로 초빙해 진료에 참여시킴으로써 조기에 현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진료시스템도 구축해 뒀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한 진출 덕에 두바이 메디컬센터에 거는 현지인들의 관심은 두바이 왕족을 비롯해 정부 고위 관료, 일반인들 모두 두텁다.

실제로 두바이 보건성(Dubai Health Authority, DHA) 가디 사이드 알 무르쉬드 장관은 지난 6월 삼성서울병원을 방문, 두바이 환자 의뢰를 비롯한 한국-두바이 간 구체적 의료협력 방안에 대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어 10월에는 두바이 보건성 차관 일행이 한국을 방문, 삼성의료원과 서울사무소 설치를 협의하고 돌아가는 등 두바이 환자의 한국 의뢰를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국내에서 치료가 힘든 환자의 경우 환자의 치료비는 물론 체재비 등을 국가에서 전폭 지원해 주는 두바이 정부가 한국을 그것도 삼성의료원을 지목해 공식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지금까지 유럽이나 싱가포르, 태국 등을 주로 이용해 왔다는 사실을 볼 때 큰 변화다.

삼성의료원측은 “두바이 현지에 진출한 삼성두바이메디컬센터를 통한 두바이 환자의 환자 유입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015년 국제진료센터 개소로 화룡점정
삼성의료원은 해외환자 유치에 탄력을 받으면서 국내 인프라 확충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 초 비전 2015+를 발표했던 삼성의료원은 오는 2015년까지 삼성서울병원 정문 맞은편 자연녹지(일명 서측부지) 1만 4740평 대지에 삼성국제진료센터 건립을 공식화했다.

삼성의료원은 “삼성서울병원과 삼성암센터, 삼성국제진료센터 등을 통해 세계적 글로벌 의료 단지로 육성 발전시켜, 세계적 병원들과 경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의료기관이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해 단독 병원을 짓는 것은 삼성국제진료센터가 처음으로, 향후 해외환자를 유치하는데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진료센터 건립이 본 궤도에 들어서면서 내용물격인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의료원은 지난 1월부터 해외 VVIP를 위한 플래티넘급 건강검진인 '인터내셔널 CEO 건진'을 선보였다.

인터내셔널 CEO 건진은 외국인 환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왕족과 부호, CEO 등 VVIP를 대상으로 하는 최고급 건강검진 프로그램으로, 최고위급 의료수요층을 겨냥한 해외환자 유치의 전략적 프로그램이다.

또한 늘어만 가는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환자식 개발도 이뤄졌다. 현재 삼성의료원은 외국인 환자를 위해 몽골식 8가지, 아랍식 11가지 등 19가지 신메뉴를 선보였다.

삼성의료원측은 “늘어만 가는 해외환자 유치에 대비해 국내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대비책을 갖춰둬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외국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설과 서비스를 통해 한국의 의료선진화와 국제화를 일궈내는 데 삼성의료원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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