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미네소타 프로젝트 세계로 세계로
2010.12.29 03:22 댓글쓰기
[기획 2]미네소타 프로젝트는 미국 국제협력본부가 한국 원조 프로그램 일환으로 미네소타대학교에 의뢰, 지난 1955년부터 1961년까지 7년 동안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등에 교직원 자질향상과 장비지원 등을 목적으로 시작한 교육지원 사업이다.

당시 총 226명의 서울대 교수요원이 3개월에서 길게는 4년까지 미국연수를 받았으며 총 59명의 미네소타대 자문관들이 15일에서 많게는 7년여 동안 한국에 상주하면서 대학 교육체계 전반을 자문하고 지원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과 서울대병원의 초석이 됐다.

국내 의료계 발전 초석 ‘미네소타 프로젝트’

이런 교육지원 원조를 받았던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가 최근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의료 원조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1960년대 ‘미국 미네소타 프로그램’과 유사한 방식으로 아시아 의료 발전을 지원해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1950년대 중반 미국 미네소타대학교가 주도한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구미 선진 의료기술을 접하고 국내 보건의료인력 기반을 마련한 것처럼, 개발도상국에 우리의 보건의료 개발경험을 토대로 한 지식과 기술을 나눔으로써 개도국의 보건의료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과 서울의대가 개발도상국 보건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마련한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는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전 사무총장의 이름을 딴 한국형 보건의료 원조모델이다.

서울대병원은 시범사업으로 금년 9월부터 라오스 국립의과대학 교수요원 일부를 초청, 국내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의대 교수를 라오스에 파견 의료교육 관련 상호 협력 및 교류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는 앞으로 9년간 라오스 현지 의료 인프라 구축, 의사 트레이닝, 현지 교육에 나서 한국판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실현할 계획이다.

실제로 정희원 서울대병원장은 “아시아 국가의 의료시설 건립을 지원하고, 의료인 연수, 경영 교육을 통해 의료수준을 향상시키겠다”며 “서울 프로젝트에는 라오스 외에도 동남아 몇 개국이 더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교류 차원 교육지원 활성화

서울대병원 뿐만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아산판 미네소타 프로젝트인 ‘아시아 속 아산 프로젝트(아산 프로젝트)’를 운영, 현지 의료진들의 국내 연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가지 형태로 진행되는 연수 프로그램은 순수하게 병원이 연수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과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이 지원해주는 형태다. 서울아산병원을 거쳐간 해외 의료인력은 연간 300여 명에 달한다.

병원의 이 같은 ‘아산 프로젝트’ 운영은 연수를 통해 개발도상국 의사들이 병원의 명성과 실력을 직접 체험하고 인정, 귀국해서 필요할 경우 자연스럽게 환자를 서울아산병원에 추천하게 된다는 것에 기인한다.

서울아산병원 이정신 병원장은 “아산 프로젝트는 국내 의료계 최대 화두인 의료산업의 또 다른 트랙”이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병원을 가장 신뢰하고 우호적인 생각을 갖는 아시아권 의사들을 확장시켜 외국 환자를 의뢰받는 네트워크를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산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서울아산병원의 해외환자는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병원은 2008년 1월~11월 외국인 환자 실인원이 1779명에서 2009년 2330명으로 31% 증가한 상태. 따라서 해외의료인력 연수 프로그램의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병원은 파악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활발한 해외 의료인력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종교적 특성상 의료선교 활동과 병행해 진행하는 세브란스병원은 타 병원과 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지원은 의료선교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 의료선교를 목적으로 개도국 등 빈국(貧國)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세브란스 의료진에 현지 인력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들의 국내 연수를 돕는다.

특히 에비슨 의료선교 기금을 통해 이들 현지 의료인력의 국내 연수를 돕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은 매년 진행되는 의료선교 활동과 병행해 이를 진행한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처음 병원을 설립한 분이 선교사 출신이기 때문에 의료선교 프로그램과 연수한 해외 의료인력 양성이 주를 이룬다”며 “매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병원이 존재하는 한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 같은 프로그램 말고도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초청해 연수를 받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는 집계에 포함되지 않지만 타 병원과 비교해 그 숫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의료인력 국내 연수=해외환자 유치 증가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외국의료지원 사업만 활발한 것이 아니다. 정부 역시 앞다퉈 외국 의료인력의 국내 연수사업을 지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의료인력 국내 연수사업은 장기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같은 정부 기관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흥원이 마련, 추진 중인 외국인 의료인력 사업에는 매년 30~40여 명이 참여한다.

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에는 6개국 19명이 국내 연수를 다녀갔으며 2009년에는 7개국에서 37명의 연수생들이 혜택을 받았다. 올해 현재(11월까지) 6개국 35명 의료인력이 지원을 받아 국내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갔다.

진흥원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외국 의료인력 국내 연수사업을 통해 한국의료가 더욱 날개를 달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외국의료인력이 연수를 받고 나가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진흥원 국제의료사업단 장경원 단장은 “우리가 선별적으로 받고 있는 외국 의사들은 차세대 의료진이며 향후 그 분야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들로 국고를 투입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이러한 인연으로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의료는 날개를 다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은 현지에서 소화할 수 없는 중증 환자나 VIP들의 한국방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로, 해외 환자 유치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병원 관계자 역시 “해외 의료인력 연수를 지원하는 것은 현지 의료인력과 해당 병원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현지 의료인들은 선진의술을 배울 수 있고 해당 병원은 해외환자 유치 뿐만 아니라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경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판 미네소타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의료의 위상을 높이고 실질적인 이득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해외 의료원조를 받았던 빈국에서 이제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됐다는 것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겨울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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