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판정패 醫·의료사고피해 법제화
2006.12.27 22:07 댓글쓰기
파란을 예고했던 '식대 급여화'는 실시 6개월도 못돼 보험재정 적자전환이라는 부산물을 야기했다.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몰아쳤고 정부와 의료계의 충돌도 끊임없이 진행됐다. '민심'과 '보험재정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정부는 공공성을 확대하는 대신 의료기관에 대한 삭감기준을 강화했고, 의정간 갈등과 불신의 골은 한없이 깊어만 갔다. 이같은 과정서 의료계는 의협회장 탄핵 논란 등으로 사분오열(四分五裂)되며 구심점을 찾지 못해 자신들을 옥죄는 정부 정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대외적으로는 한미 FTA가 국내 의료 및 제약 산업을 위협하며 총체적인 난국을 예고하고 있다. 데일리메디는 거침없이 흘러온 영욕의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10대 뉴스를 선정, 상하로 나눠 금년 한해를 되돌아봤다.<편집자주>

醫, 연말정산 자료제출 국세청에 '판정패(敗)'

의료비 연말정산 간소화는 올 연말 의료계를 뜨겁게 달군 핫 이슈였다.

정부가 근로자들의 연말정산 간소화를 위해 진료내역 제출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병원들은 병원 수입 공개를 꺼리며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하지만 국세청이 자료제출 거부 기관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삼겠다며 일선 병원들을 압박했고 결국 80%에 가까운 병의원들이 자료를 제출, 판정패했다.

의협은 행정소송에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면서 판세 뒤집기에 나섰지만 여론이 의사들의 탈세를 막기 위해서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분위기여서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제약계, 잇단 악재로 초상집

제약사들에게 2006년은 두 번 다시 꾸고 싶지 않은 악몽같은 해였다.

생동성 시험 조작 파문, 한미 FTA, 포지티브 리스트 등 잇단 악재들이 겹치면서 제약업계는 초상집 분위기를 연상시킬 만큼 우울한 한해를 보내야 했다.

특히 생동성 시험 조작은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약사들에게 직격탄으로 작용, 대형 품목들이 시장에서 퇴출 당하는 등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일부 제약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송을 제기, 현재 식약청과 생존권(?)을 둘러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좀처럼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미 FTA는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 미묘한 감정대립으로 번지며 일부 외자사가 제약협회에서 탈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의료사고 법제화 도화선 건양대병원 사건

2006년 새해 벽두에 들려온 건양대병원의 '환자 바꿔치기 의료사고'는 의료계는 물론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건양대병원은 암환자와 갑상선질환자의 차트가 바뀌면서 위암환자의 갑상선을 제거하고 갑상선환자의 위를 절제하는 어처구니 없는 의료사고를 내고 말았다.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십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추진에 도화선이 됐다.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은 의사의 입증책임을 골자로 하는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고 이 법안은 아직까지 열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醫·韓, 명암 엇갈린 한의학전문대학원

지난 11월 전격 발표된 국내 첫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한의계와 의료계의 명암을 달리 만들었다.

한의계는 이를 "반세기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일"이라며 환영했고 궁극적으로 서울대 내 한의과대학 설립까지 이뤄낼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발판으로까지 해석했다.

반면 의료계가 입은 상처는 깊었다. 의사협회를 비롯 전국의과대학학장, 의과대학 교수 대부분이 한전원을 반대했지만 ‘대학 발전’이라는 실리에 의료계의 반대는 힘을 얻지 못했다.

90% 이상의 의대 교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산대측은 한전원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역의사회와 대학, 의대 동문회와 대학 동문회의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의료계는 '지역 및 대학 발전을 가로막는' 단체로 인식돼 여론의 지지도 얻지 못했다.

의료기관 항생제·제왕절개 순위 공개 파문

올해는 병원들의 항생제와 주사제 처방률, 제왕절개 분만률 등의 순위가 전격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항생제의 경우 병의원 명단이 최초로 공개된 것으로, 상위에 오른 병원들은 '항생제 과다처방'이라는 불명예를 쓰며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난 5월 공개된 주사제 처방률 역시 병원들의 '심각한 모럴해저드'라는 비난 여론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시술 빈도가 낮은 기관만 공개했던 제왕절개율에 대해 올해는 높은 순위의 병원 명단이 공개돼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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