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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관련 단체들이 그동안의 갈등 양상과는 다르게 현안을 둘러싸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대한산부인과학회를 필두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진오비) 등이 피임약 사수를 위해 목소리 응집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산부인과 관련 전문가 단체들은 수많은 현안 속에서도 단체 명칭에서 비롯된 갈등 요소와 가치 차이 등으로 의견 차가 커 단일 목소리를 내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가정상비약 수퍼판매에서 촉발된 전문의약품의 일반약 전환 논의의 주 품목에 응급피임약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면서 산부인과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이에 산부인과학회 박용원 이사장은 개원의를 비롯한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전체 의견을 수렴, “응급피임약은 여성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전문의의 문진이 필수적”이라면서 “문제는 처방과 구입 완화가 아니라 올바른 피임문화의 정착”이라고 선을 그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개최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3차 회의에서 소비자단체 등이 제시했던 재분류 요청 목록 가운데 4개 품목에 대해 적합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으며 사후응급피임약인 노레보원정의 경우 부적합이 아닌 보류 판정을 내렸다.
여론에서는 의약 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며 왜곡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지만 전문가로서의 정확한 판단과 의견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데에 산부인과 단체가 뜻을 모은 것이다.
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우리뿐만 아니라 학회, 진오비 등 비공식적으로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모아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회원들 역시 단호히 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응급피임약은 일반 피임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편의성에 의존하다보면 부작용과 오남용 등 향후 발생할 우려가 더욱 크다는 의견이다.
그는 “밥그릇 싸움이라고 하지만 그런 차원이 아니”라면서 “응급피임약을 남용해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될 경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부터 여성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사후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와는 다르게 진오비는 낙태 예방을 위해서 이를 반대했다.
진오비 최안나 대변인은 “실패율이 가장 높은 피임법인 응급피임약이 오남용되면 일반피임약과 콘돔 등 사전 피임율이 더욱 감소, 원치 않은 임신과 낙태 또 성병과 골반염 등의 발생을 높일 것”이라면서 “여성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산부인과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나서자 이제는 의료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크다.
중앙약심 한 위원은 “응급피임약이 일반약 전환 일순위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상 회의에선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에게 혼란을 줘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의료계 차원에서 이를 함께 대처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