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의료인 면허박탈법에 반대하는 의사, 간호조무사, 치과의사, 응급구조사 등 보건의료복지연대가 총파업을 앞두고 국회에 마지막 호소 및 경고에 나섰다.
11일 13개 보건의료복지연대는 서울 여의대로에서 지난 3일에 이어 이날 2차 연가투쟁을 실시하고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 2차 연가 투쟁에 참여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전국 4만여 명이다. 여의대로 집회 참석 인원은 5000명으로, 1차 부분파업 3000명보다 많아졌다.
간호조무사는 지난 1차 집회 때 1만명에서 2만명으로 2배 이상 늘었으며, 응급구조사는 현직 300명과 학생 300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치과의사도 처음 집회에 모습을 보였다.
집회는 서울 외에도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강원, 제주 등에서 진행됐다. 이날 부분파업으로 의료 현장에 큰 혼란은 없었지만, 환자들이 휴진·단축진료 사실을 모르고 방문하기도 했다.
"약소직역 침해 간호법과 교통사고 시 의료인 면허박탈 악법 저지해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강행 처리로 인한 간호법과 의료인면허박탈법 국회 본회의 통과로 대한민국 보건복지의료에 사망선고가 내려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400만 보건복지 의료인들 분노와 참담함은 극에 달해서 본연의 임무를 잠시 멈추고 길거리로 뛰쳐나왔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약소직역 외침을 무시하고 직역 간 갈등을 유발했다"고 외쳤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간호법은 의료 원팀을 둘로 갈라쳤고, 보건의료계를 두 동강 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해 노력하는 보건의료분야 대표들이 단식을 하며 악법 철폐를 외치다 응급실에 실려 가고 있는데도 더불어민주당은 그 어떤 사과도 없다"고 통탄했다.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은 "간호사 여러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극단적 투쟁이 아니라 한 자리에 모여 국민을 위한 대안을 함께 지혜를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우리 분열과 반목은 국민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간호협회 지도부는 논의 테이블로 나오라"고 주문했다.
박명하 의사협회 비대위원장은 "의료인 면허관리는 강화돼야 하지만, 의사면허박탈법은 우발적인 교통사고로도 면허를 빼앗는 강탈하는 악법"이라고 정의했다.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은 "의료인면허취소법은 필수의료에 헌신하는 의료인들의 의욕을 완전하게 저해하는 악법"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 거부권 행사에 운명을 걸고 있다. 만약 거부권 미행사로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5월 17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두 법안은 폐기 수순을 밟거나, 여야 합의를 거친 중재안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 총선서 더불어민주당 심판한다"
아울러 이날 집회에선 보건복지의료연대 총선기획단 서울본부 출범식도 진행됐다. 400만 의료연대가 내년 총선에서 표로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하겠다는 경고다.
황규석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부위원장은 "400만 의료연대 회원들의 거센 반대에도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횡포로 간호법과 면허박탈법 본회의 통과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식 투쟁과 함께 총선기획단을 구성해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비한다"며 "의료인의 전문성을 보호하고 회원 권익 옹호를 위한 정책이 각 정당의 보건의료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총선기획단은 서울본부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출범식을 갖고 오는 15일에는 중앙 총선기획단이 출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