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단체가 독일계 글로벌 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동물용 의약품 약품 공급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강병구 동물약품이사는 최근 서울남대문경찰서에 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번 고발은 한국베링거동물약품의 공급 거절행위가 약사법 제47조(의약품등의 판매질서) 및 동물용의약품등 취급규칙 제22조(동물용 의약품제조업자 등의 준수사항) 위반이라는 판단에서다.
동물약국에서의 의약품 조제·투약에 지장을 주고 특정 도매상, 동물병원 등에만 동물용의약품을 공급하여 담합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2021년 말부터 심장사상충예방약 ‘넥스가드 스펙트라’, ‘하트가드플러스’, ‘브로드라인’, 외부기생충약인 ‘프론트라인 플러스’ 등을 동물병원에만 공급하고, 동물약국에는 거부하고 있다.
이에 지난 8월 대한약사회는 서울남대문경찰서에 한국베링거동물약품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어 후속조치인 고발인 조사에 출석,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동물용의약품 유통 정책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일부 동물용의약품 제조사가 동물약국으로의 제품 공급을 거부한 공정거래법 위반 사안과 달리 약사법 위반에 따른 형사 고발 건이다.
조사에 참석한 강병구 동물약품이사는 “수의사 원외처방전을 발급받은 동물 보호자가 조제를 위해 동물약국을 방문하지만 조제를 위한 동물용의약품 수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약사회에선 제품 공급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한국베링거동물약품에서 거부 입장을 회신받았다”면서 “약사법을 위반한 제약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는 “이번 고발을 시작으로 동물용의약품 유통경로를 정상화하는 한편 동물용의약품 공급 거부 제조사에 대해선 지속적인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