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이 종근당과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공급권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재계약은 물론 다른 제약사들과 접촉 등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어 그 추이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당초 금년 3분기 내 재계약 등의 소식이 들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케이캡 매출이 급증하면서 HK이노엔이 종근당을 포함 다른 제약사들과의 협업 대신 ‘단독 유통’ 실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HK이노엔과 종근당은 금년 12월 말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국산 신약 케이캡(테고프라잔)의 국내 공급권 계약 ‘코프로모션’이 만료된다. 현재로써는 매출 급증 등 양사 시너지 효과로 재계약이 점쳐지는 가운데 막판 조율 여부가 관건으로 남아있다는 전언이다.
케이캡은 지난 2019년 3월 출시된 국산 신약으로, 당시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가 출시를 2개월여 앞두고 종근당과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5년이다.
계약 내용은 국내 상위 제약사 중 하나인 종근당과 공동으로 ‘케이캡’의 국내 종합병원 및 병-의원 영업 및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으로, HK이노엔의 국내 영업력 강화 차원이었다.
구체적으로 HK이노엔이 종근당에게 케이캡을 출하하면 종근당은 시장에 유통한다. 영업은 양사가 같이 진행하는 방식이다. 수수료 비율 등 판매 계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종근당 영업력 덕분인지 계약 첫 해 30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달성하다가 2년 만인 2021년 연간 1000억원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국산 신약 중 단일 제품으로 1000억원은 케이캡이 최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 원외처방액은 2019년 327억원, 2020년 771억원, 2021년 1107억원, 2022년 132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1월~9월 누적 처방액은 114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처방액을 20% 정도 추월했다.
'협업 or 단독' 고민 깊은 HK이노엔···영업수수료 비율 관건
1000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력을 보유한 다수 계약사들이 HK이노엔을 상대로 계약을 추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제약사들 입장에선 HK이노엔과 공급권, 영업, 마케팅 계약으로 충분한 수수료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종근당 또한 재계약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약 만료가 목전인 상황에서 공급권 관련 계약 소식이 아직까지 들리지 않고 있어 다른 제약사들과 계약보다 단독 유통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종근당과 코프로모션이 케이캡 출시 2개월여를 앞두고 체결된 만큼, 이번에도 마케팅 등 3분기 내 계약 관련 소식이 들릴 것으로 점쳐졌지만 아직까지 조용한 모습이다.
HK이노엔 입장에선 ‘수익성’을 위해 영업 수수료를 줄이는 것을 넘어 아예 없애는 단독 유통이 대책이 될 수 있다. 지난 5년간 영업력도 늘었고 글로벌 진출에 따른 새로운 공급망도 구축했다.
현재 케이캡은 미국, 중국, 브라질 등 포함 총 35개 국가에 기술수출 및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한 상태다. 올해는 멕시코, 인도네시아, 페루에 출시하면서 수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 HK이노엔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두고 관련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언제 마무리 될 지 모른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최진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