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제약 매각 철회, 사업 포트폴리오 유지"
작년 9월 사모펀드와 MOU 체결…"새로운 비전 창출 주력하겠다"
2024.02.15 06:09 댓글쓰기



SK케미칼이 파마(제약) 사업부 매각을 추진했으나, 5개월 만에 철회를 결정했다.


SK케미칼은 파마 사업을 매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4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대내외 여러 변수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매각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파마사업 매각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협의를 진행해 온 바 있다.


매각 규모는 6000억 원 수준으로, 글랜우드PE는 지난해 말 SK케미칼 파마 사업 부문에 대한 실사도 마쳤다.


SK케미칼은 매각 추진 이유에 대해 친환경 소재 사업인 그린 케미칼에 집중하기 위해 제약 사업 등을 담당하는 라이프 사이언스 부문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약사업은 케미칼 내 비주력 사업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SK케미칼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SK케미칼이 회사의 캐시카우인 파마 사업부 매각을 철회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SK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488억 원, 영업이익 84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각각 4.4%, 63.3% 감소한 수치다.


SK케미칼은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 하에서 파마 사업의 성장과 새로운 비전 창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성공적으로 이뤄 낸 글로벌 CDMO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기존 주력 품목의 추가 성장 △국내외 파트너 기업과 공동 마케팅 등 전략 과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R&D의 가시적 성과를 조기에 확보하는 동시에 R&D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키로 했다. 


또 글로벌 CDMO 사업과 같은 신규 사업 발굴 등 미래 청사진을 그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매각 철회로 회사 측과 노조 갈등도 봉합될 전망이다. 앞서 SK케미칼 노조는 파마 사업부 매각에 반발하면서 사측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SK케미칼 제약사업부에는 696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매각이 진행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또, 글랜우드 PE가 그간 인수 후 2~3년 내에 엑시트를 해온 만큼 SK케미칼 제약사업부가 단기간 내 또 팔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SK케미칼지회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은 그간 진행한 노조와의 대화에서 일관적으로 '매각 협상 중'이라고 했는데, 오늘 오전 매각을 철회키로 했다고 얘기해줬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회사와 소통하며 방향성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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