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간호사 법제화 아닌 '전문간호사' 활성화"
간호계, 시범사업 문제 지적···"전문간호사와 80시간 교육이수자 모두 진료지원"
2024.08.20 05:45 댓글쓰기



자료출처 최수정 한국간호과학회 정책소위원회장 
장기화되는 인턴·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가칭)전담간호사'라는 직역을 법제화하지 말고, 이미 있는 전문간호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의료계는 정권퇴진 운동을 언급하며 간호법 심사 중단을 촉구한 반면, 간호계는 국회가 심사 중인 간호법을 지지하며 반영돼야 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간호사 업무관련 시범사업'으로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에서 '진료지원(PA)'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법제화되지 않으면 사법부 판단과 정부 지침이 달라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간호사 진료지원 업무, 합리적 제도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 보건복지위위원회 한지아·이수진·김윤·서미화·장종태·전진숙·김선민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간호과학회가 주관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대 증원으로 출발한 의료개혁 열차가 방향을 잃고 달리고 있다"며 "충분한 교육·훈련을 받지 않은 간호사들이 위험한 책임을 떠안는다. 간호사 진료지원 업무 제도화 방안을 조속히 합리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토론회 취지를 밝혔다. 



"정부 시범사업 '자격' 논란, 전담간호사를 전문간호사로 흡수해야" 


발제자로 나선 최수정 성균관대 임상간호대학원 교수(한국간호과학회 정책소위원회장)는 정부 간호사 업무관련 시범사업이 '자격' 관련 논란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시범사업에서 명시한 수행가능범위를 보면 ▲전문간호사 81개 ▲전담간호사 72개 ▲일반간호사 29개다.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의 수행가능범위 차이가 9개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에 따르면 전문간호사의 지원자격은 간호사 면허, 해당 분야의 3년 이상 임상경력, 총 33학점 이상 석사 교육 수료, 300시간 실습, 자격증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범사업 상 전담간호사의 경우 간호사 면허가 있을 뿐 진료지원 업무 수행을 위한 자격은 없다. 3년 이상의 경력을 '권고'하고 80시간 교육 후 진료지원 업무에 투입된다. 


최 교수는 "경력을 권고만 하고 있으니 신규간호사도 충분히 전담간호사가 될 수 있는 환경이다. 어제는 일반간호사였는데 병원 지시로 오늘은 갑자기 전담간호사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는 가장 시급한 사안은 현재 공백이 생긴 인턴, 전공의 업무를 누가 수행할 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들 업무 또한 ▲전문적 판단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비교적 단순한 업무 ▲전문적 판단 및 리더십이 필요한 업무로 나뉜다.  


최 교수는 "4년의 교육을 받은 일반간호사보다는 경력이 있고 추가 공부를 한 전문간호사가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를 해야 한다"며 "지금 있는 전담간호사에게 자격시험 기회를 줘서 전문간호사로 흡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환자 입장에서는 만족도가 증가하고, 의료진 입장에서는 수련의 처우 개선, 전문의 업무 부담이 감소한다"며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진료과별 인력 불균형 해소, 이직·사직률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간호사, 자격 있어도 10%만 활동···"인센티브·병원인증평가 반영 필요"   


한국간호과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문간호사 국가고시 응시 인원은 1만명 이상이지만, 전문간호사로 실제 활동하는 인원은 올해 기준 1100여 명에 그친다. 


다들 자격이 있지만 현장에서 대부분 전담간호사로 불리며 일하고 있다는 게 간호계 설명이다. 이에 인센티브, 보상체계 등을 늘리면 활동 전문간호사는 자연스럽게 늘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전문간호사 자격이 있지만 전문간호사로 불리지 못한다는 한지은 분당서울대병원 임상전담간호사는 "한국의료가 전문의중심체제로 간다면 전문의와 전문간호사 팀워크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격요건과 보상체계를 법에 명시하고 병원인증평가에 전문간호사 고용 시 인센티브 제공을 추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전문간호사 역할 확대는 필요하지만 전담간호사도 분명 필요한 직역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수영 병원간호사회 회장은 "고난도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은 전문간호사화하되, 그 외 업무를 수행할 전담간호사도 필요하다. 다만 이를 직역화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공의가 복귀하게 될 때 이들 업무와 상충하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정부와 정치권이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제시했다. 


政 "전담간호사 자격 법제화 아니다···철저한 임상교육 훈련 후 투입"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정부는 시범사업이 전담간호사를 자격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혜린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교육을 이수한 이가 업무를 수행하면 유사자격처럼 보일 수 있고 현장에서 별도의 이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자격화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부실한 전담간호사 교육시간 논란과 관련해서 그는 "신규간호사를 당장 내일 수술방에 투입하는 사태를 우려하는데, 철저하게 임상교육을 훈련한 사람을 투입하자는 게 제도 골자다. 관리방안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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