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간암의 경우 종양 크기가 3cm 미만인 소간암 단계에서 수술 시 5년 생존율이 60% 이상일 정도로 예후가 좋다. 하지만 문제는 진행성 간암이다. 암 진행 정도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진행성은 종양이 크고 혈관 침윤 및 전이가 동반돼 수술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후 또한 좋지 않다.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등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생존율이 향상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암종(癌腫)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최근 치료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환자 상태에 맞춰 여러 치료 법을 고려할 수 있어 조기진단을 토대로 주치의와 최상의 방법을 찾는 게 치료의 핵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편집자주]
진행성 간암은 간(肝) 이식 최우선 ‘고려’ 필요
“환자가 간 이식을 원해도 진행성 간암은 예후가 좋지 않아 의료진이 기피하는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서울성모병원은 환자 삶의 질을 염두해 적절한 공여자가 있으면 이식을 적극 고려한다.”
최근 간암 분야에서 괄목할 연구 성과로 학계의 주목을 받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는 간암에 대한 최신 경향과 진행성 간암 치료법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성 교수에 따르면 진행성 간암은 종양이 크고 혈관 침윤과 전이를 동반해 수술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상태가 아주 나쁘지 않다면 병변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간 절제술 혹은 간 이식이 가능하다.
그는 “다학제 협진으로 종양 크기를 최대한 줄일 방법을 찾아 초기 치료를 진행한다”며 “내과에서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제로 최대한 종양을 줄이고 이식수술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수술 후 재발 시에도 외과에서 단독으로 관리하지 않고 내과 등과 다학제 협진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고도의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성 교수는 “여러 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이고 이식을 하면 재발률이 확실히 적다”며 “종양이 너무 크거나 암 성질이 나쁜 경우 섣불리 이식할 경우 재발 우려가 커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암 치료제, 혁신적 발전…병용요법 성공률 ‘주목’
간암은 수술 후 재발률이 높은 암종으로, 치료가 굉장히 어렵다. 이에 최신 치료 경향을 토대로 최적의 치료법을 탐색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완치적인 치료로서 간 이식 중요성이 점차 대두되는 추세다.
실제 간 이식 환자와 간 절제술 환자의 경우 장기 추적관찰 시 재발률과 사망률에서 큰 차이가 확인됐다. 이는 다수의 연구결과에서도 확인된 사실이다.
결국 간 이식이 재발률과 사망률이 낮아 장기간 생존에 유리해 조기에 이식이 가능할 경우 이를 권고하는 게 최신 경향인 셈이다.
그는 “아직 조기 간암에서는 수술적 치료 외에도 고주파 열 치료와 색전술 등도 활용된다”며 “혈관 침범이 있거나 전이된 간암에서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고 전했다.
과거 표적 치료제 단독으로 쓸 경우에는 치료 성공률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단독요법의 경우 가장 우수한 치료제로 꼽힌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의 치료 적용률이 20% 정도에 머물렀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기반 복합요법 적용 이후 간암 치료 성공률이 크게 상승했다. 약의 독성도 적어 많은 환자가 면역 치료를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강점으로 지목된다.
바로 티센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이다. 두 치료제의 병합 요법은 생존율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고무적인 성과를 입증했다.
그는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병용요법 급여화가 이뤄졌고, 반응률도 30% 정도”라며 “진행성 간암도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치료 상담을 받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면역치료제 한계 극복…진행성 간암 치료 새 전기
현재 진행성 간암 환자 중 상당수가 면역치료제에 반응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시급하다.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성 교수 역시 해당 지점을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
성 교수는 “개인적으로도 국가 연구 수주를 통해 면역치료제 반응 여부를 사전에 구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연구 중 하나는 간암 표적 물질을 활용한 세포 치료제 개발이다.
혈액암에서 주로 사용되는 카티셀(CAR-T cell) 치료제를 간암에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카티셀(CAR-T cell)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세포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결국 간암 치료의 핵심 과제는 면역치료제와 표적치료제 한계 극복이다.
그는 “면역 치료제 반응률을 높이는 방법과 함께 세포 치료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노력이 간암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암 치료, 전문의와 신뢰관계 구축이 출발점”
“환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치료 지침은 바로 전문의 말을 믿고 적극 치료에 임하는 태도다. 모든 질환에 전문의가 있듯 간 질환에도 전문의가 있다.”
최근 들어 간염이나 간암 치료에 가장 큰 장애 요인 중 하나가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과도한 맹신과 지나치게 높아진 접근성이다.
그는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은 독해 민간 영역의 보조제나 약에 의지해 간암을 치료하겠다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자주 목격된다”고 토로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조식품 의존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보조식품의 잘못된 복용으로 급성 간부전에 걸려 이식을 시행한 사례도 있다.
성필수 교수는 “전문의를 믿고 치료 받으면 완치 기회도 잡을 수 있다”며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매달리면 간 기능 악화로 치료 시기를 놓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