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이 창사 첫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제약바이오 ‘1조 클럽’에 입성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9번째로, 불과 5년 만에 두 배 이상의 성장을 달성해 눈길을 끈다.
보령의 이 같은 성장세는 기존 고혈압 치료제 및 항암제 처방 확대와 더불어 소화기계 품목 처방 시장 급증 등이 영향을 미쳤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舊 보령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171만원, 영업이익 68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8%, 영업익은 3.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령이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1963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최초,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선 9번째다.
성장률도 가파는 추세여서 불과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매출액이 5242억원이었지만 매년 10% 이상 성장을 보이면서 지난해 1조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보령의 이러한 성장 배경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 처방 확대와 오리지널 브랜드 인수(LBA. License-in & Business Alliance), HK이노엔과 소화기계 코프로모션 공이 컸다.
보령이 개발한 15호 국산 신약 ‘카나브’는 2021년 연매출 1000억원 돌파, 2023년 1500억원을 넘어서며 회사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내년까지 2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카나브 패밀리 3종도 시장에 내놓았다.
여기에 보령은 지난 2021년부터 LBA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신약이나 혁신적인 치료제, 항암제 중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브랜드를 인수해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대표 품목엔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항암제 ‘젬자’, ‘알림타’ 등이 있다.
젬자는 지난해 매출액 194억원으로 계속 성장 중이고, 보령이 일라이 릴리로부터 1000억원을 주고 도입한 알림타도 2022년 매출 8억원에서 지난해에만 32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순환기, 소화기계 처방 확대를 위해 HK이노엔과 협력에 나선 것도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보령과 HK이노엔은 2023년 말 고혈압 약 ‘카나브’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영업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과 HK이노엔은 대표 품목을 공동영업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HK이노엔 케이캡이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협력에 따른 매출 확대로 보령도 실적이 개선됐다.
보령은 5대 주력 질환군인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CNS, 항암 분야 등을 중심으로 혁신 신약과 개량신약, 퍼스트 제네릭 등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CDMO 사업도 강화한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만 로터스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해 항암주사제 생산을 담당하게 됐다. 2026년부터 해외 판매를 계기로 확대에 나선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 패밀리, 항암제 등 만성질환 전문의약품 성장으로 첫 1조원을 달성했다”면서 “올해도 만성질환 분야 품목의 시장점유율 확대 및 LBA품목 이익 기여, 그리고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