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이 2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주주들이 시위를 진행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특히 회사 측이 유상증자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 강행하자 주주들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2500억 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신주 배정은 3월 13일이다.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0.3931499817주다. 발행가는 1만800원으로 보통주 2314만 8150주가 발행된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하지만 공시 직후 차바이오텍 소액주주연대는 반발했고, 회사 측에 유상증자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주주연대는 "시총 8300억 원에 2500억 원이라는 과도한 금액을 유상증자하려는 회사 행태를 고발한다. 유증 발표 이후 시총이 2500억 원가량 감소해 6000억 원대가 됐고 과도한 금액의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고 주장했다.
주주연대는 차바이오텍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차바이오텍은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자회사인 마티카바이오에 대한 유상증자도 없다고 했으나, 이번 유증에 마티카 바이오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주주들과의 약속을 어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차바이오텍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1100억 원을 자회사 차헬스케어와 마티카홀딩스에 출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설상가상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회사 측은 지난 7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는데, 증자 규모는 그대로였다.
주주들 불참 속 기업설명회 두차례 진행…주주연대 "필요할 경우 고발"
주주들은 금융당국에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며 "소통이 부재했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자 차바이오텍은 주주들이 불참 가운데 지난 21일과 28일 두 차례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 21일 기업설명회에서 차바이오텍은 유증 자금 사용 계획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차헬스케어 출자 900억 원 ▲마티카홀딩스 출자 200억 원 ▲R&D자금 1000억 원(연구개발 888억 원·인건비 112억 원) ▲생산설비 시설 투자 자금 200억 원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주주연대는 "일반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 및 주주간담회는 금융감독원에 주주와 소통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요식행위라는 판단에 주주간담회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주주들이 참석하기 어려운 금요일 오전 10시 여의도라는 시간적, 공간적 제한이 있는 주주간담회는 명분을 만들기 위한 요식행위로 밖에 볼 수 없는 주주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상증자는 없다는 약속을 어기고 유증을 공시한 오상훈 대표이사 해임 및 주주연대에서 추천한 감사 및 이사 선임 ▲대주주인 차광렬 차병원바이오그룹 연구소장 참여 주주간담회 개최 ▲강도 높은 자산매각 및 대주주 사재출연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난 2월 28일 열린 주주간담회에 차광렬 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주주연대는 "회사는 5만여 주주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강행 의지만 보이고 있다"며 "차바이오텍 허수아비 임원과 대주주 차광렬의 밀실 결정으로 진행된다는 여러 가지 정황이 확인되고 있어 주주연대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필요한 경우 사법당국에 조사 또는 고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금융감독원 공시심사국 담당자 교체 ▲회사 측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회의록에 대한 사법당국의 위조여부 확인 ▲차바이오텍 최대주주일가 차원태 총장 배임 및 횡령 의심에 대한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 등을 요구했다.
주주연대는 "주주들 의견이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대주주와의 직접적인 소통 외에는 어떠한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차바이오텍은 차헬스케어와 차케어스 합병을 추진할 예정이다. 차헬스케어는 차바이오텍이 72.67%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케어스는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가 8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